'희생부활자' 진부한 주제에 묻힌 참신한 소재…그러나 곽경택 감독의 빛났던 도전
'희생부활자' 진부한 주제에 묻힌 참신한 소재…그러나 곽경택 감독의 빛났던 도전
  • 김리선 기자
  • 승인 2017.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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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희생부활자' 스틸 컷
영화 '희생부활자' 스틸 컷

[인터뷰365 김리선]희생부활자(RV). 억울한 죽음 뒤 복수를 위해 살아 돌아온 사람을 뜻한다. RV는 진범에게 처벌이 내려지지 않은 경우에만 발생하고, 진범을 응징하고 소멸한다. 전 세계 89번째로 국내 첫 희생부활자가 발생한다. 7년전 강도사건으로 죽었던 엄마(김해숙)다.

기가막힌 소재다. 좀처럼 국내 영화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신선한 소재를 미스터리 스릴러란 장르에 버무렸다. 

오토바이 강도사건의 사망자 최명숙(김해숙)은 생전과 같은 모습으로 부활해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아들 서진홍 검사(김래원)를 칼로 공격한다. 진범을 찾으려는 서 검사와 서 검사를 진범으로 의심하는 경찰(전혜진), 그리고 국가정보원 요원(성동일). 쉽게 풀릴것만 같던 실타래는 점점 얽히고 설키며 긴장감을 높인다. 

그러나 마지막을 향해 치닫을 수록 영화는 본궤도에서 벗어난 듯한 느낌이다. 미스터리 스릴러로 시작한 이 영화는 범죄수사극으로 흘러가다 결국 모성애 드라마로 끝이 난다. RV란 참신한 소재는 뻔하고 진부한 주제에 묻혀버렸다.

영화 '희생부활자' 스틸 컷
영화 '희생부활자' 스틸 컷

이 영화의 원작은 박하익 작가의 소설 '종료되었습니다'다. 원작을 보고 다른 감독들이 '읽다가 책을 덮었다'는 일화처럼 영화화까지는 쉽지 않았던 작품이다. 곽경택 감독 역시 결말을 두고 고민이 만만치 않았다고 털어놨다. 곽 감독은 RV란 소재를 빌려 새롭게 시나리오를 썼다. 이 영화는 그에게 도전이었을터.

곽 감독은 "머리를 싸매고 생각해도 명쾌한 결론은 없었다"며 "모성애라는 주제에 갑론을박이 있었던건 사실이지만, 마지막은 이런 이야기로 끝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영화 속 RV는 섬뜩하거나 자극적이지 않다. 생전 모습과 같다. 곽 감독은 "서양의 좀비와 동양의 귀신 사이에서 RV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했다"고 한다. 자극적인 모습을 바랬던 관객이라면 실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점이 오히려 소재의 현실감을 높여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여기엔 배우 김해숙의 열연이 크다. 귀신보다도 더 무섭고 섬뜻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눈물나는 모성애를 가진 어머니로서의 모습은 공감을 자아낸다. 그의 눈빛이 담긴 한장면 한장면마다 40년간의 연기 내공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12일 개봉.

김리선 기자
김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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