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250호의 홈런을 대타로 나와 만루홈런으로 장식한 드라마 같은 주인공이 바로 SK의 박재홍이다. 광주일고와 연세대를 나와 23세에 현대에 입단한 그는 루키시절 홈런 30개와 도루 36개를 달성하여 타자의 영광인 <30홈런 + 30도루>의 시대를 연 장본인이다.
7월 8일 SK의 홈 그라운드인 문학구장에서 2대1로 박빙의 리드를 걷던 8회말 2사 만루, 롯데투수 카브레라는 1사 1루에서 대주자 정근우에게 견제구만 10개를 던지다가 후속타자 조동화를 4구로 내보냈다.
이어 이호준은 고의 4구성 스트레이트 볼넷. 대타로 나온 박재동은 카브레라가 초구에 뭘 던지나 봤는데 슬라이더였다. 볼카운트 1-1에서 슬라이더를 끌어당겨 좌측펜스를 살짝 넘어가는 ‘대타 만루홈런’의 250번째 축포가 되었다.
이 기록은 만루홈런으로는 453번째가 되며 대타 만루홈런은 26번째가 되는 극적인 홈런으로 시나리오도 떠오르지 않는 드라마틱한 순간으로 야구사를 장식하였다.
1996년 박재홍은 LG를 상대로 <30홈런+30도루>를 달성한 후 98년 다시 LG와의 게임에서 30홈런과 43도루를 작성하였고 2000년 삼성전에서 32험런과 30도루를 마크하여 7번의 기록에서 세차례나 수립하는 준족강타의 히어로가 되었다.
그는 2005년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선두타자로 나와 1회초 롯데 선발 이상옥에게 볼넷을 얻어 출루한 뒤 바로 자신의 프로통산 200호째 도루를 성공시켰다.
이종범(KIA), 홍현우(해태), 이병규(LG), 데이버스(한화)가 <30홈런+30도루>에 가입되어 있지만 22세 11개월의 박재홍의 기록은 당분간 깨어지지 않을 ‘마의기록’이라 하겠다.
1백년이 넘는 미국 메이저 리그에서도 가입한 횟수는 37회이며 가까운 일본도 지금까지 11번이 있을 뿐이다.대타 만루홈런은 SK 이만수코치가 1995년 대구에서 쌍방울과의 게임에서도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하여 이날따라 더욱 박재홍에게 기쁨을 선사했고 게임이 끝난 뒤 박재홍은 히어로로 뽑혀 1루 측 응원단상에 올라가 팬들과 함께 “연안부두 떠나는 배야” 하는 ‘연안부두’를 시원스럽게 가사도 틀리지 않게 불러 승리를 만끽하였고 250홈런 중 8개의 그랜드 슬램이란 개인기록도 자축하였다.
홈런의 극적인 묘미라 할 수 있는 ‘3타자 연속홈런’도 박선수는 현대에서 7년을 보내고 03년 KIA로 둥지를 바꾼 후 이듬해인 04년 SK를 상대로 문학구장에서 마해영, 홍세완과 더불어 3타자 연속홈런의 위업을 달성하며 7대3으로 승전고를 울렸다.
1996년 신인선수로 홈런 30개와 타점 108개의 경이적인 기록을 달성하여 촤우수 신인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더구나 이듬해인 97년에도 2년생의 징크스를 깨고 신들린 방망이 하나로 ‘괴물신인’ 답게 27개의 홈런, 69타점, 22개의 도루로 건재를 과시하였다. 준족강타의 화신(化身) 박재홍에게 프로야구의 신화를 기대해 본다.
이 글을 쓴 정종화는
잘 알려진 대로 자타가 공인하는 ‘영화연구가’이다. 그의 놀라운 ‘자료 수집력’과 그 자료를 이야기 할 때마다 등장하는 그의 놀라운 ‘기억력‘ 때문에 충무로에서 그는 <걸어 다니는 영화사전>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잘 모르는 그의 다른 전문분야는 바로 ‘야구’ 다. 그것도 그저 매니아 수준이 아니다. 그가 ‘야구계’ ‘월간 야구’ 의 편집장 출신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나의 인생의 5할은 영화, 나머지 5할은 야구>라고 밝히는 정종화에겐 영화만큼이나 많은 야구의 자료와 기억이 있다.
- Copyrights © 인터뷰365 -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최우수상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