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찾습니다] 32년 전, 난곡초등 꿈나무 축구선수들
[당신을 찾습니다] 32년 전, 난곡초등 꿈나무 축구선수들
  • 김두호
  • 승인 2008.03.1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승컵 안고 눈물바다 된 여선생과 꼬마 선수들 / 김두호


[인터뷰365 김두호] 1976년 6월 29일 서울 효창운동장에서 벌어진 서울시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 축구선수권대회에서 난곡초등학교가 우승하는 순간, 운동장에는 땀과 눈물에 젖은 극적인 감동의 드라마가 펼쳐졌다.



‘이제는 배고프지 않다. 슬프지 않다. 오직 승리가 있을 뿐이다’라는 결의를 다짐하던 난곡 꿈나무들이 이룬 쾌거의 이면에는 밤을 새워 봉투를 붙여 모은 푼돈으로 허기진 소년들을 뒷바라지 했던 여선생님이 있었다. 그들은 선생님의 이름을 부르며 눈물로 북받치는 환호를 나누었다. 그 무렵 난곡 초등학교는 서울의 벽지나 다름없는 관악구 신림 3동 가난한 마을에 자리하고 있었는데 수해지구의 철거민들이 몰려 살았던 그곳은 비가 오면 산사태로 동네가 무너지기도 했다. 지금은 상상할 수 없지만 도시락을 못 싸오는 어린이도 수두룩했고 축구를 해도 선수들에게 유니폼을 마련해주기도 힘든 처지였다.



당시 11명의 주력 선수를 포함해 난곡 초등학교 축구부 어린이는 모두 30여명. 우승하기 한해 전 그들은 결승전에서 1골 차이로 통한의 준우승을 기록한 바 있다. 마침내 그 울분을 1년 만에 풀어버린 이날, 어린 선수들에게는 누구보다 고마운 분이 있었다.지난 1년간 봉투 만드는 품팔이 일로 뒷바라지를 해준 김옥연 여자 교감선생님이었다. 김옥연 선생은 학교와 공사장의 폐지를 수집해서 파는 일과 함께 퇴근 후 집에서 밤새워 봉투 붙여주고 돈을 받는 일을 했다. 그 돈을 모아 가난한 선수들에게 고깃국을 끓여 먹이는 사랑을 베풀었던 것이다.



그 힘으로 난곡초등학교 선수들은 강팀이었던 면목, 오류, 남대문, 전농 초등학교 선수들을 차례로 물리치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그때의 감동을 함께 한 선수들은 당시 12, 13살 또래였으므로 지금은 40대 중반의 중년이 되었을 것이다. 그중에는 축구 선수가 된 사람도 있을 테지만 나이를 감안하면 지금은 지도자가 되었거나 은퇴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또한 당시 50줄의 김옥연 교감선생님이 지금 건강하게 살아 계시다면 80세가 넘으셨을 것 같다. 그 분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면 눈물겨운 꿈나무 축구소년들의 감동 이야기를 다시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기사 뒷 이야기와 제보 인터뷰365 편집실 (http://blog.naver.com/interview365)

김두호

㈜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국회보 편집자문위원, 제5대 서울신문사우회 회장 역임. 현재 대한언론인회 부회장, 서울영상위 이사,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

김두호
김두호
press@interview365.com
다른기사 보기


  • 서울특별시 구로구 신도림로19길 124 801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37
  • 등록일 : 2009-01-08
  • 창간일 : 2007-02-20
  • 명칭 : (주)인터뷰365
  • 제호 : 인터뷰365 -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최우수상
  • 명예발행인 : 안성기
  • 발행인·편집인 : 김두호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문희
  • 대표전화 : 02-6082-2221
  • 팩스 : 02-2637-2221
  • 인터뷰365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인터뷰365 -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최우수상 .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interview365.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