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로써 죽음을 예언한 허난설헌, 그 시를 발레로 풀어낸 ‘허난설헌-수월경화’
시(詩)로써 죽음을 예언한 허난설헌, 그 시를 발레로 풀어낸 ‘허난설헌-수월경화’
  • 유이청
  • 승인 2017.04.0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허난설헌의 시를 발레화한 '허난설헌-수월경화. 사진=국립발레단


【인터뷰365 유이청】조선 중기 여류시인 허난설헌의 시가 발레리나의 몸짓으로 부활한다.


국립발레단은 창작 신작 '허난설헌-수월경화'를 공연한다. 국립발레단 솔리스트이자 차세대 안무가로 주목받는 강효형의 세 번째 안무작이다.


‘수월경화(水月鏡花)’는 ‘물에 비친 달 거울에 비친 꽃’이란 뜻으로 볼 수는 있어도 만질 수는 없는 것을 이른다.

천재적이라 일컬을 만한 글재주를 가지고 있었지만 빛을 보지 못하고 떠난 허난설헌의 삶을, 안무가 강효형은 이 사자성어를 통해 표현하고자 했다.


허난설헌(1563-1589)은 조선 중기 문신의 딸로 태어났다. 당시 여성들이 거의 제대로 이름을 가지지 못한 데 비해 허난설헌은 초희라는 이름을 가졌다.


아버지인 허엽은 다른 사대부 가문에 비해 여성에게 관대했으며 허난설헌에게도 남자와 똑같은 교육의 기회를 줬다. 당대 뛰어난 문인으로 평가받는 허성, 허봉이 그의 오빠이며 ‘홍길동전’으로 유명한 허균이 동생이다. 이같은 가문의 분위기 속에서 허난설헌은 어릴 때부터 천재성을 드러내 8세 때 이미 ‘광한전 백옥루 상량문’이라는 한시를 지어 주변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15세에 결혼한 이후 허난설헌의 인생은 불행해졌다. 시어머니의 학대와 무능한 남편, 몰락하는 친정, 게다가 두 아이를 돌림병으로 잃는 불운의 삶을 살았다.


잃어버린 아이들에 대한 슬픔으로 건강이 쇠약해지던 허난설헌은 어느날 시로써 자신의 죽음을 예언했다. ‘몽유광상산(夢遊廣桑山:꿈에 광상산에서 노닐다)가 그것이다.


‘몽유광상산’은 ‘푸른 바다는 구슬 바다로 넘나들고/푸른 난새는 채색 난새와 어울렸네/부용꽃 스물일곱 송이 붉게 떨어지니/달빛은 서리 위에 차갑기만 하네’라는 시구로 되어 있다.


그 예언은 적중해, 허난설헌은 부용꽃 27송이가 지듯 27세에 세상을 떠났다.


이번 공연에서는 허난설헌이 남긴 많은 작품 중 ‘감우(感遇)’와 ‘몽유광상산(夢遊廣桑山)’을 무용화한다.


강효형 안무는 추상적인 표현법을 활용해 시상에 담긴 의미를 나타내고자 했으며, 시 속에 등장하는 잎, 새, 난초, 부용꽃 등을 무용수의 움직임으로 표현함으로써 시를 형상화했다. 음악은 황병기 등이 맡았다.


'허난설헌-수월경화'는 5월5-7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interview365@naver.com


유이청
유이청
press@interview365.com
다른기사 보기


  • 서울특별시 구로구 신도림로19길 124 801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37
  • 등록일 : 2009-01-08
  • 창간일 : 2007-02-20
  • 명칭 : (주)인터뷰365
  • 제호 : 인터뷰365 -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최우수상
  • 명예발행인 : 안성기
  • 발행인·편집인 : 김두호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문희
  • 대표전화 : 02-6082-2221
  • 팩스 : 02-2637-2221
  • 인터뷰365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인터뷰365 -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최우수상 .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interview365.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