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극 ‘흥보씨’ 고선웅·이자람· 남자소리꾼들이 빚어낸 맛깔난 흥
창극 ‘흥보씨’ 고선웅·이자람· 남자소리꾼들이 빚어낸 맛깔난 흥
  • 유이청
  • 승인 2017.04.0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창극 '흥보씨'의 고선웅 연출. 사진=국립창극단


【인터뷰365 유이청】국립창극단의 ‘흥보씨’는 흥보 놀보 얘기다. 하지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흥보가’는 아니다.


고선웅 연출로 새롭게 빚어진 ‘흥보씨’는 공연 시간 95분 동안 단순한 무대에 맛깔나는 배우 그리고 라이브로 장단을 맞추는 악단이 함께한다.

지난 4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열린 전막 시연은 시작부터 발칙했다.


흥보는 주워온 아이, 놀보는 마님이 건달과 이러쿵저러쿵해서 낳은 아이다. ‘흥보가’와는 다르게 흥보가 형이고 놀보가 아우다. 그러다가 20년이 지나 성인이 된 후 장난으로 형과 아우 자리를 바꾸는 계약서를 쓰게 되고, 재산은 놀보가 모두 물려받게 된다.


창극은 흥보 역의 김준수가 이끈다. 마치 창극계의 아이돌처럼 시원한 창에 움직임도 현대적이고 활기차다. 아내 정씨 역의 이소연이 부창부수로 김준수를 보필하고, 이들은 원작에서 순풍순풍 낳았던 아이들 대신 거지떼를 아이들로 맞는다.


주로 흥보 쪽 이야기로 진행되는 이 창극에서 9명의 거지자식들은 코러스 겸 군무 역을 충실하게 해낸다.


놀보 쪽은 상대적으로 이야기가 적지만 최호성의 듬직한 체구와 창, 딱 봐도 놀보처로 보이는 옷차림의 서정금이 중간중간 등장해 이야기의 고삐를 죈다. 마당쇠 역의 최용석은 극과 관객을 연결해 주는, 영화로 치면 무성영화의 변사 같은 역할을 한다.

'흥보씨'를 끌고 가는 다섯 소리꾼. 왼족부터 최용석, 이광복, 최호성, 김준수, 유태평양.


2막이 시작하자 등장하는 것은 외계에서 온 스님이다. 소속을 알 수 없는 반짝이는 옷차림으로 나타나 배고파 죽으려는 흥보와 영화 'E.T'에서처럼 손가락도 맞닿는다.


이어 등장하는 제비는 유태평양이다. 주렁주렁 열리는 박 대신 작고 노랗고 빛이 나는 박을 흥보에게 준다.


극은 독특한 걸음걸이로 원님 이광복이 등장하고 욕심많은 놀보가 벌을 받으면서 마무리된다.


공연 내내 김준수·최호성·유태평양·최용석·이광복의 다섯 소리꾼들은 지루할 새 없이 보는 이들을 무대 안으로 끌어들인다. 특히 첫 부분에서 김준수와 최호성, 제비 등장 부분에서 유태평양과 김준수가 하는 이중창은 무척 매력적이다.

'흥보씨'의 작창과 작곡을 맡은 이자람.


배우들 못지않게 역할을 하는 것은 부채다.


배우마다 각자의 캐릭터나 상황에 맞는 부채를 들고 나오는데, 이 부채가 요물이다. 민망한 곳을 가리기도 하고 강조할 곳을 세우기도 하고 톱 대신 박을 썰기도 한다. 극의 흐름에 따라 여러 소품이 필요할 수 있었을 텐데, 고선웅 연출은 이 부채 하나로 추임새도 넣고 다목적 소품으로도 활용한다.


또 이자람이 만든 곡은 국악과 록밴드를 결합한 듯 단순하지만 강렬하게 배우들의 창을 끌고 민다.


그리하여, 고선웅 연출의 ‘흥보씨’는 창극의 새 지평을 열고 있다, 얼쑤.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interview365@naver.com



유이청
유이청
press@interview365.com
다른기사 보기


  • 서울특별시 구로구 신도림로19길 124 801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37
  • 등록일 : 2009-01-08
  • 창간일 : 2007-02-20
  • 명칭 : (주)인터뷰365
  • 제호 : 인터뷰365 -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최우수상
  • 명예발행인 : 안성기
  • 발행인·편집인 : 김두호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문희
  • 대표전화 : 02-6082-2221
  • 팩스 : 02-2637-2221
  • 인터뷰365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인터뷰365 -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최우수상 .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interview365.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