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 전 구보 박태원의 결혼식 방명록, 시인 이상 “면회 거절 반대”
82년 전 구보 박태원의 결혼식 방명록, 시인 이상 “면회 거절 반대”
  • 유이청
  • 승인 2017.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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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부터 시계 방향) 이상의 글, 이태준의 그림, 정지용의 글, 안석영의 그림. 자료=서울역사박물관


【인터뷰365 유이청】서울역사박물관이 소장유물자료집인 작가 구보 박태원(1909-1986)의 결혼식 방명록을 영인해 발간했다.


5일 발간된 '구보 결혼-구보 박태원 결혼식 방명록'은 박태원의 결혼식에 즈음해 당대의 유명 작가인 이상·정지용·이태준을 비롯해 화가 이승만·윤희순 등이 남긴 축하 글과 그림들을 엮은 것이다.


박태원은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천변풍경' 등에서 일제강점기 하 경성과 경성 사람들 이야기를 들려줬던 한국 모더니즘 문학의 대표 작가다.


박태원은 일본 유학에서 돌아와 26세 되던 지난 1934년 10월24일 경성에서 한약국을 경영하던 집안의 무남독녀 김정애와 결혼했다. 3일 뒤인 10월27일 피로연을 열었고 그 자리에는 그의 경성고보 동창생들을 비롯해 ‘구인회’ 동인이었던 이상·김기림·이태준·정지용 등 30명이 참석했다.


방명록에는 피로연에 참석한 친구와 문인들이 남긴 결혼 축하 메시지와 그림이 담겨 있다.


겉표지에 ‘SKETCHBOOK"이라는 영문이 쓰여 있는 이 방명록에 박태준의 절친한 친구 이상은 ‘면회 거절 반대’라고 적고 있다. 결혼 후 자주 못 보게 될 것을 우려하는 심경을 내비치고 있는 것이다.


소설가 이태준은 '1+1=1'이라고 적고 복숭아 하나를 그려 넣어 어 결혼은 두 사람이 하나가 되는 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화가이자 영화감독 안석영은 '仇甫 結婚'(구보 결혼)이라고 적은 뒤 박태원이 낚시질하다가 인어공주를 낚는 장면을 그려놓았다. 시인 정지용은 ‘太和(태화) 꽃피였으니 열매 열고 뿌리는 다시 깊히!'라고 적었다.


화가 이승만의 그림.
화가 이승만은 결혼 전후의 박태원 얼굴을 유머러스하게 그렸는데, 결혼 전 더벅머리이던 박태원이 결혼 후에는 가운데 가리마를 탄 모습으로 바뀌었고 얼굴에 주름도 많이 늘었다.


책에는 권영민 서울대 명예교수가 정리한 '구보 박태원의 소설세계', 박태원의 장남 박일영이 정리한 '구보 박태원의 생애와 연보' 등도 함께 실렸다.


권 교수는 이 방명록을 "우리 문단사의 한 측면을 보여주는 희귀한 풍속사 자료로서 그 가치를 인정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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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이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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