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김철] “먹고 살기도 힘든데 리모델링 웬말이냐! 리모델링하면 돈 없는 사람은 쪽박 찬다!” 대규모 아파트촌이 형성된 서울 양천구의 어느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현수막이다. 아파트 리모델링 추진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절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또 다른 곳에는 "건설사와 먼저 손잡은 추진위원회는 물러나라"는 구호가 적힌 현수막도 내걸려 있다. 이곳은 같은 지역의 다른 단지와 달리 애초 서민용으로 출발한 20여년이 된 노후 아파트이다.

일반적으로 법적 제한에 묶여 재건축을 기다려야 하는 아파트라면 리모델링을 못해서 안달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집값 상승과 함께 주거공간을 넓히는 일거양득을 마다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화제의 아파트는 리모델링 추진을 둘러싸고 주민들 간에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예라고 할 수 있다. 비록 규모가 작은 서민 아파트라고 하지만 가격이 만만찮은 것으로 소문이 난 곳이다. 한때 '서부의 강남'으로 일컬어질 정도로 이른바 '강남 아파트'와 더불어 부동산 가격의 버블 현상이 나타난 지역이기도 해 아이러니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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