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유이청】독특한 프랑스 애니메이션 ‘아브릴과 조작된 세계’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애니메이션은 프랑스의 유명 작가 자크 타르티의 그래픽 노블 ‘조작된 세계’를 원작으로 감독 크리스티앙 데마르와 프랑크 에킨시가 6년을 투자해 완성한 것이다.

애니메이션의 시작은 1830년 프랑스와 프로이센의 전쟁 전날부터다. 나폴레옹 3세가 과학자 귀스타브에게 자신의 병사들을 무적으로 만들 영생의 약물을 발명하라는 특명을 내렸지만, 귀스타브는 약물 대신 말하는 동물 연구에 거의 성공했다고 한다. 나폴레옹 3세의 노여움에 실험실은 폭발하고 미완성의 말하는 동물은 어디론가 도망친다. 실험실에서 나폴레옹 3세가 죽자 나폴레옹 4세가 즉위해 평화조약을 맺고 이후 나폴레옹 가문의 프랑스 지배는 계속된다.

1931년, 아인슈타인, 노벨, 파스퇴르 등 유명한 과학자들이 실종되고 과학은 퇴보한다. 전기, 라디오, TV 등은 발명되지 못하고, 세계는 석유와 원자력에 대신 여전히 석탄과 나무에 의존하는 증기기관 시대를 벗어나지 못한다. 하지만 귀스타브의 아들인 프로스페르(일명 폽스)와 그의 아들 폴은 대를 이어 여전히 궁극의 약물을 연구한다.

1941년, 꼬마에서 소녀가 된 아브릴은 나폴레옹의 거대한 동상 맨꼭대기에서 말하는 고양이 다윈과 외롭게 지낸다. 스스로 궁극의 약물, 영생의 약물을 발명한 아브릴은 할아버지 프로스페르를 만난다.

여기까지가 이 애니메이션의 매력들이 가장 눈에 잘 들어오는 부분이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실사에 점점 가까워지려 애쓰는 할리우드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다분히 만화적으로 그려진 인물들이 움직인다. 고전적인 애니메이션이다.

게다가 아인슈타인 등 과학자들이 실종돼 20세기 중반인데도 전기 대신 석탄과 나무에 의지한다는 스팀펑크적의 가상세계를 기반으로 한다. (스팀펑크란 증기기관과 같은 과거 기술이 발달한 가상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SF를 뜻한다. 가상현실, 사이보그와 같은 미래를 묘사한 사이버펑크(cyberpunk)에서 사이버(cyber) 대신 증기기관의 증기(steam)를 합쳐서 만들어진 조어다.)

석탄이나 나무를 때서 동력을 얻는 애니메이션 속 세계는 검은 석탄 연기에 뒤덮인 듯 뿌옇고 채도가 낮다. 흑색과 잿빛 위주로 채색된 화면에 간간이 붉은색, 노란색, 푸른색 등이 포인트가 된다. 비행기 대신 케이블카를 타고 이동하는데, 에펠탑이 케이블카 정류장이고 두 개의 에펠탑 사이를 케이블카가 오간다.

하지만 아브릴이 부모를 찾는 부분부터 후반부까지는 이전의 매혹적인 세계 대신 악당과 영웅의 이분법이 자리를 잡고 액션으로 끝나는 아쉬움이 있다.

이 애니메이션에서 주인공 아브릴의 목소리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여배우 마리옹 꼬띠아르가 맡았다. 봉준호 감독 ‘설국열차’의 만화 원작자 뱅자맹 르그랑이 각본을 썼고, 2007년 칸영화제 수상작인 ‘페르세폴리스’ 제작진이 합세했다. 개봉은 오는 15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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