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혼자’ 한 남자의 죄의식의 회로를 따라가는 낯선 경험
영화 ‘혼자’ 한 남자의 죄의식의 회로를 따라가는 낯선 경험
  • 유이청
  • 승인 2016.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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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365 유이청】박홍민 감독의 영화 ‘혼자’는 낯설지만 흥미로운 영화다. 마치 미스터리 스릴러처럼 시작하지만 진행과정은 일반 상업영화와는 다르다.


이 영화를 보고 싶었던 이유는 예고편만으로는 좀처럼 감을 잡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언론시사를 통해 영화를 보면서도 영화의 진행 내내 끝이 궁금했고 그것은 처음을 궁금해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산동네 다큐멘터리를 찍던 남자는 맞은편 건물 옥상에서 한 여자가 복면을 쓴 세 남자에 의해 살해되는 장면을 목격하고 자신의 작업실에 숨지만 결국 복면남들에게 발각돼 망치로 살해당한다. 그리고 이 남자는 마치 ‘터미네이터’의 아놀드 슈워제네거처럼 발가벗은 채 밤 골목길에 다시 나타나고 미로처럼 이어지는 골목길을 맨발로 걸으며 자신의 기억들과 마주한다.


그가 골목길에서 마주치는 것은 폭력적인 아버지에게 칼을 들이댔던 소년, 자살한 어머니, 그리고 남자 때문에 죽었다고 우는 여자 등이다.


남자는 다시 죽임을 당하고 다시 살아나 골목길을 배회한다.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이다. 남자의 의식의 미로를 함께 헤매던 관객은 결국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많은 것들이 이해된다. 복면남에게 여자가 살해당하는 첫 장면은 남자 자신이 죄의식으로부터 도망가기 위해 만들어낸 판타지라고. 하지만 과연 그 남자를 다 이해한 것일까, 영화 마지막 장면에 어두운 골목길 초입에 서있는 남자를 보며 잠깐 생각하게 한다.


그냥 풀어냈으면 여느 영화와 다를 바 없을 이야기를 박홍민 감독은 스릴러적인 요소를 가미해 시동을 건다. 이어 반복되는 죽음, 끝을 알 수 없게 이어진 산동네 골목길로 남자의 의식 속을 해부한다. 특히 영화 속에 등장하는 산동네는 이 영화에서 배우를 넘어선 주연감이다. 마치 남자의 뇌속을 연상시키는 골목길은, 밤에만 촬영을 해서 시야를 좁히고 가로등을 이용해서 강조점을 만들어 영화에 주목하게 하는 힘이 됐다.


박홍민 감독은 지난 2011년 ‘물고기’로 장편영화 데뷔를 했다. 두 번째 장편영화인 ‘혼자’는 그야말로 혼자 모든 것을 감당해낸 영화다. 영화의 무대가 되는 산동네는 감독의 작업실이 있는 동네이며 영화 속 남자가 사는 공간도 감독의 작업실이다. 저예산으로 완성해야 하는 제약 때문에 촬영에 앞서 두 달 동안 치밀한 리허설을 했으며 총 37컷으로 장편영화 한 편을 완성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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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이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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