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수라’ 7인의 배우가 동물적으로 그려낸 지옥도
영화 ‘아수라’ 7인의 배우가 동물적으로 그려낸 지옥도
  • 유이청
  • 승인 2016.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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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수라'의 정만식·곽도원·황정민·김성수 감독·정우성·주지훈(왼쪽부터)


【인터뷰365 유이청】마침내 ‘좋은 놈’도 돌아왔다, 이번에는 나쁜 놈이 되어서.


김지운 감독의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에 출연했던 세 배우 중 나쁜 놈 이병헌은 ‘매그니피센트7’(그리고 ‘밀정’ 특별출연)으로, 이상한 놈 송강호는 ‘밀정’으로 지금 극장에서 활약 중이다. 여기에 좋은 놈이었던 정우성이 영화 ‘아수라’로 합류했다. 이로써 ‘놈놈놈 완전체’가 극장에서 대결을 펼치게 됐다.


정우성이라는 배우는 늘 화제의 중심이었다. 하지만 그의 연기가 이슈가 된 것은 좀 시간이 된 것 같다. ‘감시자들’이나 ‘마담 뺑덕’ 등 최근작도 그의 이름을 각인시킨 초기작 ‘비트’(1997)를 완전히 넘어서지 못했다. 이번 영화 ‘아수라’가 ‘비트’의 김성수 감독 연출작인 것도 어쩌면 필연이다.


‘아수라’는 악인 캐릭터들이 창자 속까지 꺼내놓고 싸워대는 영화다. 시장·검사·형사 등 직책 불문하고 나쁜 놈들이 펼치는 혈흔 낭자한 아수라장이다.


알고보면 조폭인 시장 황정민, 이를 잡으려는 검사 곽도원과 계장 정만식, 황정민에게 붙어 아내의 치료비를 감당하다가 검사에게 꼬리를 밟힌 형사 정우성, 정우성 후배 형사로 황정민의 개가 된 주지훈 등이 등장인물이다.


이들의 극중 이름 대신 배우 이름을 그대로 표기하는 것은 이들의 연기가 영화의 중심이기 때문이다. 황정민부터 주지훈까지, 거기에 영화 초반에 등장한 윤제문과 김원해도 빼놓을 수 없다.


이들 7명의 배우는 마치 ‘누아르의 7인’이 된 것처럼 그동안 여러 영화에서 갈고 닦은 ‘나쁜 놈 연기’를 화려하게 펼친다. 그들의 연기는 사람이 아니라 흡사 7마리의 동물이 된 것처럼 원색적이다. 그 바탕에는 위험수위를 넘는 욕을 늘상 하는 일상의 리듬으로 내뱉는 노련한 대사 처리도 빼놓을 수 없다. 중간중간, 유머라기보다는 허당기가 있는 대사들은 약간의 쉼표 역할을 한다.


거기에 김성수 감독이 찾아낸 황량한 뒷골목, 밑에서 타오르고 있는 지옥불을 연상시키는 듯한 야경, 비오는 거리에서의 불꽃 튀는 카체이싱 액션 등이 아수라장을 더욱 확장시킨다. 심혈을 기울였을 장례식장에서의 일대 혈전은 말 그대로 ‘악마를 보았다’이다.


언론시사가 끝난 후 김성수 감독은 “범죄 액션영화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제일 먼저 뛰쳐나가는 힘없는 악당을 절벽 끝까지 밀어부쳐 주인을 물어뜯게 하고 싶었다”며 “정의가 발붙일 틈도 없는 폭력의 주종관계, 악인들만의 생태계를 그려 보고 싶었다”고 연출의도를 밝혔다. 그 의도는 폭력과 피로 물든 화면으로 명확하게 전달됐다.


다만 마지막 장례식장에서의 일대 혈전은 그전까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던 영화를 갑자기 도끼를 들고 날뛰는 호러영화로 만든 감이 있다. 화면으로 보기 힘들 정도의 잔인함은 둘째치더라도 이미 충분히 보여준 아수라장에 공연히 피칠갑으로 덧칠한 느낌이다.


영화 ‘아수라’는 한국적인 액션영화가 그동안 갈고 닦아 이른 현재를 보여준다. 홍콩 누아르, 할리우드 액션영화를 부러워하던 것은 이미 아, 옛날이여다.


‘아수라’의 폭력성에 대해서는 여러 반응이 있을 수 있겠지만, 물샐 틈 없는 긴장을 유지하며 연기를 해낸 7명의 배우들은 박수를 받을 만하다. 덧붙여 오랫동안 바람을 쐰 황정민의 엉덩이도, 맥주컵을 씹어댄 정우성의 이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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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이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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