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혼자 봐도 좋을 성숙한 영화 ‘카페 소사이어티’ ‘다가오는 것들’
가을, 혼자 봐도 좋을 성숙한 영화 ‘카페 소사이어티’ ‘다가오는 것들’
  • 유이청
  • 승인 2016.09.2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카페 소사이어티' 포스터.


【인터뷰365 유이청】80대 노장 감독의 영화와 30대 중반 감독의 영화가 각각 다른 울림을 주고 있다.


우디 앨런 감독의 ‘카페 소사이어티’, 미아 한센 러브 감독의 ‘다가오는 것들’ 이 두 편은 가을을 맞아 혼자 보기도 좋은 영화들이다.


이미 개봉한 ‘카페 소사이어티’는 올해 81세인 우디 앨런의 ‘꿈결 같은’ 영화다. 감독으로 데뷔한 이래 거의 매년 영화를 발표하고 있는 우디 앨런은 초기의 유머와 신랄한 풍자가 가득 담긴 영화들을 넘어서 지금은 회한과 의문, 덧없음 등을 그 나름의 방식으로 변주하고 있는 중이다.


‘카페 소사이어티’는 1930년대 할리우드와 뉴욕을 오가며 보니(크리스틴 스튜어트)와 바비(제시 아이젠버그)의 엇갈린 러브스토리를 그린다. 겉으로는 할리우드의 화려한 연예사업을, 뉴욕 갱스터 비즈니스를 그리고 있지만 실제 우디 앨런이 파고들고 있는 것은 인생의 덧없음, 유한함이다. 보니와 바비의 러브스토리, 불륜, 갱스터의 살인 등으로 다양하게 버무려 놓은 이야기 속에서 앨런은 “인생은 가학적인 코미디 작가가 쓴 코미디”라고 말한다. 또 유대교는 내세를 인정하지 않는다며 극중 바비의 갱스터 형 벤을 천주교 신자로 개종시켜 사형당하게도 한다. 삶의 유한함, 누구나 죽는다는 명제를 놓고 우디 앨런은 영화를 통해 치열한 전쟁을 치르는 중인 것처럼 보인다.


마지막 장면에서 새해가 밝아오고 모두 해피 뉴 이어를 외칠 때 바비의 그리고 보니의 멍하도록 초점 없는 눈, 이어지는 바비의 검은 뒷모습은 우디 앨런이 그 전쟁에서 지치거나 혹은 초연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상상도 하게 한다.


‘카페 소사이어티’는 전설적인 촬영감독 비토리오 스토라로의 화면과 우디 앨런이 좋아하는 재즈 선율에 실린 꿈결 같은 세상이다.

'다가오는 것들'에서 이자벨 위페르.


35세의 미아 한센 러브 감독의 ‘다가오는 것들’은 모든 것이 안정된 한 여자의 이야기를 담는다. 고등학교 철학교사로 한 남자의 아내로 두 아이의 엄마로 자부심을 가지고 살고 있는 나탈리(이자벨 위페르)를 혼란하게 만드는 것은 단 하나, 불안증에 걸린 홀어머니뿐이다. 그러던 나탈리의 삶은 남편이 다른 여자가 생겼다는 선언하고 아이들은 독립해 떠나고 어머니마저 세상을 뜨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어머니가 남긴 까맣고 늙은 고양이 판도라를 어쩔 수 없이 맡으며 나탈리는 그 모든 일들을 담담하게 맞는다. 자신이 즐겨 읽던 철학책을 읽으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들은 “이토록 온전한 자유”라며 맞아낸다.

영화에서 단 한 번 나탈리가 얼굴을 찡그리는 순간은 엄마를 요양원에 입원시키고 나와서 “죽은 날만 기다리는 냄새라니”라는 대사를 할 때다. 단 한 번 우는 순간은 판도라를 자신의 제자 파비앵의 농장에 입양시키러 가서 판도라와 함께 침대에 누워서다. 어쩌면 맥락없이 보여지는 이 장면에 나탈리의 담담함 속 내면에 읽혀진다.


영화에서 이자벨 위페르는 거의 매장면 등장하며 무심하게 나탈리의 마음을 끌고 나간다. 거기에 나탈리 부부가 차를 타고 가는 장면의 독일 가곡, 파비앵과 차를 타고 가는 장면의 컨츄리음악이 좋고, 영화 마지막에 나탈리가 아기를 안고 있는 모습에 아카펠라로 깔리는 ‘언체인드 멜로디’의 가사 ‘Oh, my love my darling/I've hungered for touch/A long lonely time~’의 여운이 길다.


한국식 액션영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일본식 오밀조밀한 힐링 무비가 새롭지 않다고 생각될 때, 영화를 찾아서 보는 관객들이라면 ‘카페 소사이어티’나 ‘다가오는 것들’에 가을을 투자해도 아깝지 않을 것이다.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interview365@naver.com



유이청
유이청
press@interview365.com
다른기사 보기


  • 서울특별시 구로구 신도림로19길 124 801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37
  • 등록일 : 2009-01-08
  • 창간일 : 2007-02-20
  • 명칭 : (주)인터뷰365
  • 제호 : 인터뷰365 -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최우수상
  • 명예발행인 : 안성기
  • 발행인·편집인 : 김두호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문희
  • 대표전화 : 02-6082-2221
  • 팩스 : 02-2637-2221
  • 인터뷰365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인터뷰365 -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최우수상 .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interview365.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