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불임시대에 태어난 ‘검은’ 새 생명,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칠드런 오브 맨’
인류 불임시대에 태어난 ‘검은’ 새 생명,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칠드런 오브 맨’
  • 유이청
  • 승인 2016.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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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드런 오브 맨' 촬영현장에서 알폰소 쿠아론 감독(위), 엠마뉴엘 루베즈키 촬영감독(아래).

【인터뷰365 유이청】2014년 아카데미상 감독상 등 7개 부문을 수상한 영화 ‘그래비티’는 시작부터 롱테이크로 펼쳐낸 우주 유영이 특히 장관이다.


이 롱테이크가 인상깊었다면, 그보다 10년 전 만들어진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영화 ‘칠드런 오브 맨’(Children of Men)도 궁금할 것이다.


‘칠드런 오브 맨’은 알폰소 쿠아론 감독과 엠마누엘 루베즈키 촬영감독의 두 번째 합작품이다. ‘위대한 유산’(1998)으로 시작된 두 사람의 의기투합은 ‘칠드런 오브 맨’(2006)에 이어 ‘그래비티’(2013)로 절정을 이뤘다.(엠마누엘 루베즈키 촬영감독은 ‘트리 오브 라이프’ ‘버드맨’ '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온 자' 등의 작품으로 3년 연속 아카데미 촬영상을 수상한 베테랑이다.)


‘칠드런 오브 맨’의 시대 배경은 서기 2027년 영국 런던이다. 전 세계 모든 여성이 임신기능을 상실한 종말의 시대, 인류는 임신 능력을 상실해 더이상 아이를 낳지 못한다. 탄생과 죽음이라는 순환구조는 사라지고 이제 죽음만을 기다리게 된다. 세계 각지에서는 폭동과 테러가 일어나고 대부분의 국가가 무정부 상태로 무너져 내린 가운데, 유일하게 군대가 살아남은 국가 영국에는 불법이민자들이 넘쳐난다.


그 와중에 세계에서 가장 최후에 태어난 소년 디에고가 19세로 사망한다. 아들이 죽은 후 어떤 희망도 갖지 않고 지내던 테오(클라이브 오웬)는 어느 날 이민자들의 권익을 위해 싸우는 저항단체인 피쉬단 리더인 전 부인 줄리엔(줄리앤 무어)을 20년 만에 만난다. 줄리엔은 테오에게 흑인 이민자 소녀 키를 국외로 탈출시켜달라고 부탁한다. 흑인 소녀가 임신을 한 것이다.


P.D.제임스의 원작소설 배경은 2021년이었지만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2027년으로 바꿨다. 인류 최후의 탄생자 디에고가 살았던 19년에 뱃속에 있던 1년을 더하면 20년, 영화 제작 당시인 2006년이 인류 불임이 시작된 시점으로 삼은 것이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블레이드 러너’(1982)를 시작으로 미래세계를 암울하게 그린 디스토피아 영화들이 수없이 등장했지만, 대부분 환경오염이나 외계인의 침입 등을 소재로 하고 있다. 하지만 ‘칠드런 오브 맨’은 불임이라는 소재를 다룸으로써 희망없는 미래의 시작이 바로 오늘, 현실임을 강조하고 있다.

롱테이크 시퀀스가 인상적인 영화 '칠드런 오브 맨'.


‘칠드런 오브 맨’에는 초반부터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즐겨 쓰는 롱테이크 장면이 등장한다. 줄리엔과 테오 등이 차를 타고 가다가 줄리엔이 추격자 무리에 의해 총을 맞고 죽는 장면 등에 쓰여진 롱테이크 기법은 영화 후반부에서 절정을 이룬다.

정부군과 반란군이 맞서 싸우는 전장에서 테오는 아이를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흑인 소녀를 찾아 달린다.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밖으로 나와 총성이 터지는 거리를 달린다. 테오가 전장 곳곳을 누비는 장면은 엠마누엘 루베즈키 촬영감독에 의해 압도적인 롱테이크로 완성됐다. 그리고 폐허 속에서 아이를 본 순간 정부군, 반란군, 이민자, 노숙자들 모두 그 순간만큼은 멈춰서서 아이의 울음에 숨을 죽인다.


영화에서 흑인 소녀가 태어난 아기를 안고 있는 자세는 성모마리아가 예수의 시신을 무릎에 안은 피에타상을 연상시켜 여러 종교적 해석도 가능하게 한다.


국내에는 제작 10년 만에 처음 개봉하는 ‘칠드런 오브 맨’은 오는 9월22일 관객들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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