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세이] 영화 ‘굿바이 싱글’에 가득 칠해진 김혜수만의 색깔
[시네세이] 영화 ‘굿바이 싱글’에 가득 칠해진 김혜수만의 색깔
  • 김다인
  • 승인 2016.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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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싱글'에서 톱스타 고주연 역을 맡은 김혜수.

【인터뷰365 김다인】김혜수는 데뷔작인 영화 ‘깜보’(1986) 이후, 그후로도 오랫동안 영화계를 지켜내고 있는 배우다.


나이가 들수록 여배우의 출연 입지가 좁아지는 것은 할리우드나 우리 영화계나 마찬가지지만, 김혜수는 ‘도둑들’ ‘차이나타운’ 등의 영화나 드라마 ‘시그널’ 등을 통해 자기진화를 거듭하고 있어 반갑다. 게다가 그에게는 언제나 어디서나 자신을 내놓을 준비가 되어있는, 배우로서의 긴장감이 느껴진다.


영화 ‘굿바이 싱글’은 그런 김혜수가 오랜만에 코믹함으로 무장하고 나온 영화다. 여배우들도 날로 캐릭터가 강해져 남배우들과의 경쟁에서 뒤지지 않으려고 하는 요즘 영화계에 모처럼 나온 말랑말랑한 영화다.


영화에서 김혜수는 고주연이라는 이름의 톱스타이다. 주연은 아는 것을 별로 없고 누리는 것은 많은 스타인데, 연하남에게 차이고나서 문득 내 편은 하나도 없네, 내 편을 만들어야지 하며 허위 임신 스캔들을 퍼뜨린다. 이 스캔들은 우연히 산부인과에서 중3 미혼모 단지(김현수)가 있기에 사실화가 가능해진다.


영화에서 단지가 등장하기 전까지 김혜수는 ‘할 걸 다 한다.’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보여줬던 화려한 드레스 차림에 콧날을 찡긋거리는 장난기 가득한 웃음, 스타일리스트 평구 역의 마동석과 함께 꾸며내는 코믹 모드 등이 거침없이 유쾌하다.


하지만 단지가 등장하면서 영화는 과도기를 거쳐 감동 모드로 전환을 꾀한다. 단지의 아기를 사겠다는 계획 아래 진행되던 일련의 일들이 발각난 후, 단지의 미술대회 참가를 위한 주연의 일장연설에서 영화는 감동 모드의 절정을 이룬다.

이 영화는 김혜수의 거침없는 스타 연기와 그를 받쳐주는 마동석의 아줌마 같은 연기가 가장 재미있는 포인트다. 이 추세대로 그대로 밀고 나갔다면 영화는 사이사이 어떤 일이 벌어졌든 코믹하게 넘어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중학생 미혼모라는, 현실적으로 민감할 수밖에 없는 설정이 덧붙여지면서 영화는 그저 코믹하게만 진행될 수 없게 된다. 어린 미혼모를 동티나지 않게 끌어안기 위해 이야기들이 첨가되면서 후반부로 갈수록 영화는 다소 지루하고 시무룩해진다.

김혜수와 마동석의 유쾌한 합을 이룬 연기.


김혜수의 필모그라피 속에서 이 영화를 어디쯤 위치시키면 좋을까, 필자는 ‘바람피기 좋은 날’(2007)과 화살표로 이어놓을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의 흥행여부와 관계없이, 김혜수만의 색깔이 가득 칠해진 영화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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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인 interview365@naver.com


김다인

영화평론가. 인쇄매체의 전성기이던 8,90년대에 영화전문지 스크린과 프리미어 편집장을 지냈으며, 굿데이신문 엔터테인먼트부장, 사회부장, LA특파원을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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