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세이] 납치·감금된 소녀들의 실화를 영화화한 ‘룸’ 그리고 ‘3069일'
[시네세이] 납치·감금된 소녀들의 실화를 영화화한 ‘룸’ 그리고 ‘3069일'
  • 김다인
  • 승인 2016.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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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 원작인 영화 '룸'.

【인터뷰365 김다인】19세에 납치돼 7년 동안 가로세로 3.5미터의 작은 방에 갇혀 살았던 한 여자의 이야기가 영화 ‘룸’에 담겼다.


이 영화는 지난 2010년 9월 발표된 엠마 도노휴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도노휴는 2008년 오스트리아에서 일어났던, 친아버지에 의해 지하 방에 감금되고 아이까지 낳은 충격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이 소설을 썼다. 작가는 이 끔찍한 실화에 잭이라는 5세 소년을 창조해 더함으로써 이야기를 희망적이면서도 풍성하게 했다.


영화 ‘룸’에서 감금된 24세의 조이에게는 아들 잭이 지옥 같은 현실에서 유일한 삶의 희망이자 구원이다. 잔인한 범죄의 결과로 태어난 잭은 갇힌 방을 세상의 전부로 알고 방의 모든 것을 친구로 여기며 살아간다. 아들이 점점 커가자, 조이는 탈출을 감행한다. 하지만 바깥세상은 그들의 충격적인 과거 때문에 다시 두 사람을 방안으로 몰아넣는다.


레니 에이브러햄슨이 감독한 영화 ‘룸’은 브리 라슨이 조이 역을 맡아 진한 모성애를 연기하며 제이콥 트렘블레이가 잭 역을 맡아 몰입감을 높인다.

납치됐던 소녀가 직접 쓴 글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 '3069일'.


‘룸’과 비슷한 영화로는 지난 2013년에 개봉한 영화 ‘3069일’이 있다. 10세 독일 소녀 나타샤 캄푸쉬가 한 남자에게 유괴되어 8년, 정확하게는 3069일 동안 지하 좁은 방에서 감금되어 있다가 탈출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영화다. 실화의 주인공 나타샤 캄푸쉬가 직접 쓴 동명의 글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등굣길에 갑자기 한 남자에 의해 영문도 모르는 채 납치된 나타샤 캄푸쉬는 외부에서는 입구조차 찾을 수 없는 지하 작은 방에 감금된다. 납치범은 자신의 집을 소유하고 있고 가끔 어머니도 집에 들르는, 겉으로 보기에는 지극히 평범한 남자다.


캄푸쉬를 자신의 소유물로 여기는 남자는 자기 눈에 거슬리면 식사를 주지 않고 매질과 성폭행을 한다. 앙상하게 뼈만 남은 채 지내는 캄푸쉬는 남자에게 맞을 때마다 맞은 부위, 회수 등을 두루마리 화장지에 적어 놓는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 캄푸쉬가 자신의 말을 잘 듣는다고 생각한 남자가 한순간 마음을 놓을 때 캄푸쉬는 바깥으로 전력질주한다. 납치범은 소녀의 탈출에 절망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둘 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지만, ‘3069일’보다 ‘룸’이 훨씬 더 희망적인 것은 작가가 잭이라는 캐릭터, 아들이자 미래를 창조해냈기 때문일 것이다.


한편 영화 ‘룸’은 오는 28일 개막되는 제88회 아카데미상 작품상·감독상(레니 에이브러햄슨)·여우주연상(브리 라슨) 등 주요 부문에 후보로 올라있다.


김다인 interview365@naver.com



김다인

영화평론가. 인쇄매체의 전성기이던 8,90년대에 영화전문지 스크린과 프리미어 편집장을 지냈으며, 굿데이신문 엔터테인먼트부장, 사회부장, LA특파원을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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