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세이] ‘검사외전’ 깔아놓은 멍석 위에서 신나게 논 사기꾼 강동원
[시네세이] ‘검사외전’ 깔아놓은 멍석 위에서 신나게 논 사기꾼 강동원
  • 김다인
  • 승인 2016.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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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외전'에서 처음 연기 합을 맞춘 황정민과 강동원.

【인터뷰365 김다인】황정민과 강동원이 만났다.


두 배우가 한 작품에 출연하는 것은 처음이지만, 이들의 전작에서 거둔 성과들은 둘의 공연을 기대하기에 충분했다.


황정민은 지난해 ‘베테랑’ ‘히말라야’로, 그리고 강동원은 ‘검은 사제들’로 존재감을 알렸고 둘은 ‘검사외전’에서 만났다. 영화 ‘검사외전’은 그래서 제작 당시보다 개봉 당시 더 화제가 됐다.


‘검사외전’은 살인누명을 쓴 열혈 검사(황정민)가 교도소 안에서 만난 화려한 사기꾼(강동원)을 이용해 자신의 누명을 벗고 복수에도 성공한다는 내용이다.


검사가 교도소에 들어가 5년 후 전과 9범 사기꾼을 만날 때까지는 빠른 리듬으로 진행된다. 교도소 소재 영화들에서 많이 봐왔던 장면들이 어색하지 않게 자리잡고, 그 속에 뺀질이 사기꾼 캐릭터가 생기를 불어넣는다.

특히 검사가 자신의 지식을 이용해 교도관들을 도와주고 담배를 얻어 애연가 죄수들 모두에게 담배를 피우게 하는 장면은 ‘쇼생크 탈출’에서 팀 로빈스가 교도관을 도와주고 동료들에게 맥주를 마시게 하는 장면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문제는 사기꾼이 검사의 도움으로 출옥한 이후부터다. 교도소 안에서 버디플레이를 보여줬던 두 배우는 각자 다른 상황에 놓인다. 언론시사 후 황정민의 말에 따르면 황정민은 “수조 안에 갇힌 광어이고 강동원은 펄떡이는 활어”가 된다.


사기꾼이 상대하는 이들은 국회의원에 출마하는 전직 차장검사(황정민에게 살인누명을 씌운), 스타가 되고자 하는 검사, 그리고 위증을 했던 증인들이다.


강동원은 여태까지는 본 적 없는 가벼움으로 ‘펜실베니아 사기꾼’을 연기하며 펄펄 날지만, 여전히 교도소 안에 있는 황정민은 함께 연기할 대상을 잃은 듯 보인다.


이 영화를 보기 전에 기대했던 것은 황정민과 강동원이 이뤄내는 연기 합, 버디 플레이일 것이다. 그렇다면 두 배우가 교도소 안과 밖으로 갈라지기 전에, 복수를 위한 설계 때 좀더 짱짱한 연기 합을 보여줬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교도소 내에서 두 배우가 맞붙을 때 이뤄내는 에너지가 보기 좋았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강동원은 깔아놓은 넓은 멍석 위에서 한바탕 신나게 ‘논다’. 중졸 학력이지만 미국 펜실베니아 유학생 행세를 하며 여자 마음을 녹이는 사기꾼이 되어 눈빛은 능글, 긴 팔다리로 막춤도 불사한다. 앞으로 강동원이 연기할 역할이 지금보다 더 많다는 것을 영화를 통해서 확인하게 한다.


반면 황정민에게는 멍석이 좁고 한정적이어서 아쉬움이 남을 듯한 영화다. 마지막 법정 장면에서도 복수의 대상과 내용이 다소 단순해서 ‘한 방’을 터뜨리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PS 강동원이 출소한 이후 황정민을 대신해 그의 맞상대가 되는 극중 차장검사 역의 이성민은 영화 ‘넘버3’의 ‘박상면 재떨이’ 장면에 버금가는 강렬한 장면 하나를 남긴다.


김다인 interview365@naver.com
영화평론가.



김다인

영화평론가. 인쇄매체의 전성기이던 8,90년대에 영화전문지 스크린과 프리미어 편집장을 지냈으며, 굿데이신문 엔터테인먼트부장, 사회부장, LA특파원을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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