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세이] 예수의 사도들을 야구게임 인원으로 재편성한 엉뚱 기발한 영화 '이웃집에 신이 산다'
[시네세이] 예수의 사도들을 야구게임 인원으로 재편성한 엉뚱 기발한 영화 '이웃집에 신이 산다'
  • 김다인
  • 승인 2015.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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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코 반 도마엘 감독의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영화 '이웃집에 신이 산다'.

【인터뷰365 김다인】자코 반 도마엘 감독의 영화 ‘이웃집에 신이 산다’는 창의적으로 엉뚱하다.


등장인물부터 그렇다. 벨기에 브뤼셀의 한 아파트에 사는 신(god)은 파자마 바람 술고래에 아내와 딸을 쥐 잡듯 한다. 여신인 아내는 자기 출신을 잊고 폭력적인 신에 무조건 복종한다. 아들 J.C(액션배우 장 클로드 반담이 아니다. 예수(Jesus Christ)의 약자다)는 이런 집이 싫어 사라져 버렸다(실은 서랍 위 작은 조각상으로 존재하지만). 여기에 존재조차 알려지지 않은 열 살짜리 딸 에와가 반란을 일으킨다.


에와는 아버지인 신의 컴퓨터를 해킹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죽을 날짜를 전송해 버린다. 자신들이 죽을 날짜를 알아버린 사람들은 대혼란에 빠진다.


에와는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신약성서를 새로 쓰리라 다짐하며 J.C.가 가르쳐 준대로 세탁기를 통해 사람 세상으로 나온다. 신의 서랍에서 무작위로 가지고 나온 명단을 들고 새로운 사도로 추가될 여섯 명을 차례로 만난다.


에와가 한 짓을 알게 된 신 역시 세탁기를 통해 세상으로 나와 에와를 찾아 동분서주 한다. 하지만 파자마 차림 그의 행색은 노숙자에 불과하다. 다시 아파트로 돌아가려 해도 이미 아내가 세탁기 문을 닫아버린 상태. 결국 우크라이나로 추방된다.


에와가 찾아낸 새로운 사도들은 예수와 제자들의 최후의 만찬 그림에 차례로 추가되고 아이하키 경기 인원(양팀 합쳐 12명)이었던 예수의 사도들은 야구게임(양팀 합쳐 18명) 인원으로 재편성된다.

에와가 찾아낸 새로운 여섯 사도. 왼쪽 사진에서 고릴라를 빼고 오른쪽 사진에서 에와와 함께 앉아있는, 여자가 되고 싶은 소년 윌리를 추가하면 된다.


영화는 재미있는 상상으로 가득하다. 인간적인 형상을 한 신이라는 발상은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신약성서를 새로 쓴다든지 심술궂은 신이 인간을 괴롭히기 위해 보편짜증유발법칙(우리가 아는 머피의 법칙과 비슷하다)을 만든다든지, 세탁기 문을 통해 신계와 인간계를 드나든다든지 하는 설정은 동화적인 상상력이 가미돼 있다.


지하철에서 한팔을 잃은 여자의 잃어버린 왼손이 탁자 위에서 춤을 추다가 여자와 악수를 하는 장면, 일만 하던 남자가 남극에 가서 새들의 군무를 지휘하는 장면, 에와가 새로운 사도들의 내면의 소리에 맞게 음악을 골라주는 장면 등에서는 영화의 낭만적인 상상력이 팝콘처럼 튀어오른다.


다른 영화에서는 좀처럼 대하기 힘든 독특한 대사들을 듣는 맛도 있다. “그의 목소리는 30명이 동시에 호두를 까는 것 같다” “그녀에게는 대리석에 흩뿌려지는 진주 같은 웃음이 필요하다” “엄마의 시선은 쏟아진 압정상자를 보는 듯 난감해 했다” “짐 끄는 조랑말을 보듯 엄마를 봤다” 등의 대사는 은유가 풍부하다.


‘이웃집에 신이 산다’는 제73회 골든글로브상 외국어영화 부문 후보에 올라 있는데, 수상 자격이 충분하다.

김다인 interview365@naver.com
인터뷰365 편집국장, 영화평론가.



김다인

영화평론가. 인쇄매체의 전성기이던 8,90년대에 영화전문지 스크린과 프리미어 편집장을 지냈으며, 굿데이신문 엔터테인먼트부장, 사회부장, LA특파원을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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