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송문화전 ‘화훼영모-자연을 품다’ 고려말에서 조선말에 이르는 화훼영모화의 진수
간송문화전 ‘화훼영모-자연을 품다’ 고려말에서 조선말에 이르는 화훼영모화의 진수
  • 유이청
  • 승인 2015.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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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문화전 5부 '화훼영모-자연을 품다'에 전시된 김홍도의 '황묘농접'. 사진=간송문화재단

【인터뷰365 유이청】산수화는 높고 4군자(매난국죽)화는 깊어서 접근이 어렵지만, 화훼영모화는 친근하여 쉽게 다가갈 수 있다.


화훼영모花卉翎毛)는 꽃과 풀, 날짐승과 길짐승을 이르는 말로 화훼영모화는 우리 주변에 친숙한 동식물을 그린 그림을 통틀어 일컫는다.


23부터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는 간송문화전 5부 ‘화훼영모-자연을 품다’에서는 고려말부터 조선말에 이르는 당대의 유명 화가들이 그린 화훼영모화 90점을 만날 수 있다.


고려 공민왕(1330-1374)부터 이징, 윤두서, 정선, 강세황, 변상벽, 김홍도, 신윤복, 장승업, 신사임당, 그리고 조선 말기 이도영(1884-1933)에 이르기까지 550년에 걸친 변화를 시대별로 감상할 수 있다.


23일 전시에 앞서 기자들에게 공개된 전시장에는 우선 간송 전형필의 연혁이 눈을 끈다. 국보급 문화재를 보존하기 위한 한 사람의 노력이 얼마나 큰 자산으로 현재에 전해지고 있는지를 알게 한다.


시대에 따라 구분 전시돼 있는 화훼영모화의 첫 작품은 고려 공민왕이 그린 것으로 화폭에는 고양이 두 마리가 담겨 있다. 그 옆에는 신사임당 작품 ‘훤원석죽’에는 원추리꽃과 패랭이꽃이 섬세하고 소박한 기운을 뿜고 있다.


진경산수화의 대가 겸재 정선의 ‘과전전계’는 그가 70대 후반에 그린 것으로 한여름 오이밭에 모여든 참개구리와 나비 등이 탁월한 구도 속에 따뜻하다.


정조시대 시서화 삼절로 이름이 높았던 강세황의 ‘향원익청’에는 연꽃 두 포기가 그려져 있다. 연꽃 끝부분에만 살짝 붉은빛이 도는 연꽃의 청정한 자태, 거기에 연밭의 터줏대감 개구리와 연잎 끝에 자리한 풀벌레가 연밭의 정취를 그대로 전한다.

정선의 '과전전계', 강세황의 '향원익청', 신사임당의 '훤원석죽'.


고양이와 닭을 잘 그려 변고양이, 변닭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변상벽의 ‘자웅장추’가 닭의 깃털 질감까지 느껴질 만큼 세밀 정확하다면, 단원 김홍도의 ‘황묘농접’ 속 고양이와 나비는 온화하고 평화롭다.


간송문화재단 백인산 실장은 “‘자웅장추’는 섬세한 반면 날카롭지만 ‘황묘농접’은 부드러워 마음으로 보기에 더 좋다”며 “예로부터 고양이는 일흔 노인, 나비는 여든 노인을 상징하기 때문에 ‘황묘농접’ 은 어쩌면 누군가의 환갑이나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 그린 그림일지 모른다”고 해석을 달아줬다.


겸재 정선의 사생기법을 계승한 조선 고유의 화훼영모 화풍은 변상벽, 김홍도, 김득신 등에 의해 절정을 이루다가 추사 김정희에 이르러 쇠퇴한다.


조선 말기 김정희는 청나라의 고증학을 받아들여 함축된 생략기법으로 화훼영모화를 이념화시켰다. 그 결과 이전의 세밀한 묘사와 그로 인해 생겨났던 생기는 사라지고 결국 화훼영모화의 몰락을 초래했다.


고려말부터 조선말까지 시대순으로 전시된 ‘화훼영모-자연을 품다’를 보다보면 한 시대의 문화는 그 시대의 정치 또는 사회 이념의 변화에 따라 다르게 피는 꽃이라는 생각이 든다.

닭을 특히 실물처럼 잘 그린 변상벽의 '자웅장추'.


한편 간송문화전은 지난해 1부 '간송 전형필'이라는 주제로 시작해 2부 '보화각', 3부 '진경산수화', 4부 '매난국죽'으로 이어졌다.


이번 5부 전시 ‘화훼영모-자연을 품다’는 내년 3월27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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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이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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