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하니까 청춘이다, 심박수 끌어올리는 갱스터 음악영화 ‘위플래쉬’
분노하니까 청춘이다, 심박수 끌어올리는 갱스터 음악영화 ‘위플래쉬’
  • 유이청
  • 승인 2015.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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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회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수상

J.K.시몬스가 폭군 선생 역을 연기하며 앤드류 역의 마일즈 텔러는 모든 드럼연주를 본인이 해낸다.

【인터뷰365 유이청】설날 긴 연휴까지 끝내고 꼼짝없이 2015년 새해를 맞았는데도, 이런저런 계획을 세워놓고도 심드렁하다면 당신의 심장박동수를 올릴 영화 한 편을 권한다.


J.K.시몬스가 제87회 아카데미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영화 '위플래쉬'다.


드럼 연주로 시작해 드럼 연주로 끝나는 이 영화는 뉴욕의 한 예술학교 재학생이 폭군 선생을 만나 그야말로 피나는 노력 끝에 마침내 자신의 한계를 넘어선다는, 내용으로 보자면 음악성장영화의 전형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미엔 차젤레(30)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이 영화는 기존 음악영화의 틀을 따라가기보다는 흡사 갱스터무비처럼 진행된다.


올블랙 복장에 머리는 완전 밀어버린 폭군 선생 플레처는 인격적 모욕도 서슴지 않는, 상대를 KO시키려 덤벼드는 인파이터이다. 그의 폭력적인 공격은 드러머 연주자 앤드류 안에 있는 분노를 끄집어내고 마침내 카운터펀치를 맞날리게 한다.


이 영화는 홍수환의 전설적인 4전5기 복싱게임을 보는 듯한 ‘체력전’ 영화로, 처음 플레처의 연이은 공격에 앤드류가 넉다운 되는가 싶더니 마지막에 대반전을 연출한다. 게다가 주인공이 색소폰도 피아노도 아닌 드럼연주자이기 때문에 영화 내내 계속되는 드럼연주는 심장박동수를 한껏 높인다.


앤드류를 연기한 배우 마일즈 텔러가 모든 드럼 연주를 실제 해냈다는 사실이 놀랍고, 플레처 역을 맡은 J.K. 시몬스는 카리스마와 교활함, 위선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성격을 잘 표현해냈다. 플레처를 보며, ‘너의 미래를 위해’라며 학생들의 현재를 제압하는 선생들이 과연 옳은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도 될 것 같다. (아무리 결과가 좋더라도 말이다.)

촬영현장에서의 다미엔 차젤레 감독. '위플래쉬'는 그의 장편 데뷔작이다.


‘위플래쉬’에서는 재즈곡이 계속 연주되지만 재즈를 전혀 몰라도 상관없이 볼 수 있다. 하지만 극중 자주 등장하는 전설의 재즈 뮤지션 찰리 파커에 대해 좀더 알고 영화를 본다면 극중 상황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버드’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찰리 파커(1920-1955)는 색소폰연주자로 1940년대 미국에서 유행한 자유분방한 모던 재즈 스타일인 비밥(bebop)의 창시자이다. 영화 중에는 찰리 파커와 조 존슨의 실제 일화가 플레처의 동기부여용으로 자주 등장한다. 파커의 연주가 마땅찮았던 조 존슨이 심벌즈를 날렸고 이후 1년 동안 절치부심 연습을 한 파커가 명연주자로 거듭났다는 이야기다.


아깝게도 파커는 마약 알코올 등으로 35세에 요절했다. 그의 생애는 재즈광으로 유명한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1988년작 ‘버드’를 통해 부활했으며, 이 영화에서 파커 역을 맡은 포레스트 휘태커는 제41회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한편 ‘위플래쉬’는 오는 3월 12일 국내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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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이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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