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시집 '사슴'으로 다시 만나는 천재시인 백석
희귀시집 '사슴'으로 다시 만나는 천재시인 백석
  • 유이청
  • 승인 2014.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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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원이던 '사슴' 초판본 7천만원에 경매

일본 유학시절의 백석 시인(왼쪽), 영어교사 시절의 백석 시인(오른쪽).

【인터뷰365 유이청】천재 시인 백석(본명 백기행 1912~1996)의 유일한 시집 '사슴' 초판본이 국내 문학서적 사상 최고가인 7천만원에 낙찰됐다.


19일 경매회사 코베이가 서울 종로구 경운동 수운회관 코베이 전시장에서 진행한 경매에서 '사슴' 초판본은 5500만원으로 입찰이 시작돼 7천만원에 팔렸다. 이는 국내 문학서적 경매 사상 최고가이다.

'사슴' 초판본을 낙찰받은 이는 장인제약 지경환 대표로 그는 세계문학박물관을 개관, 근현대 문학의 보존과 연구를 위해 힘쓰고 있다.

‘사슴’ 초판본은 1936년 1월 인쇄한 것으로 당시 판매가는 2원(圓)이었다. 이 초판본은 100부밖에 찍지 않은 휘귀본이며 시집 뒤편에 ‘저작(著作) 겸 발행자 백석’이라고 명기돼 있어 백석이 자비로 낸 것으로 보인다.


'여우난골족' '노루' 등 시 33편이 실려 있는 '사슴'은 시인들이 가장 좋아하거나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시집(계간 '시인세계' 2005년 여름호 조사)으로 꼽히고 있다. ‘사슴’ 발간 당시 학생이었던 시인 윤동주는 “시집 ‘사슴’을 구할 수 없어 손으로 베껴서 읽고 또 읽었다”고 술회할 정도였다.


코베이에 따르면 이번에 경매에 나온 '사슴' 초판본은 백석이 이육사(1904~1944) 시인의 동생인 문학평론가 이원조(1909~1955)에게 직접 준 것이다. 이원조는 일본 호세이대에서 불문학을, 백석은 일본 아오야마학원에서 영문학을 공부했으며 서로 문학에 관한 의견을 나누던 사이였다. 이원조는 해방 후 월북했다.

이번에 경매된 '사슴' 초판본. 백석 시인이 직접 이원조에게 쓴 헌사도 보인다.

시인 백석은 1929년 정주에 있는 오산고등보통학교를 마치고, 1934년 일본 아오야마학원 전문부 영어사범과를 졸업했다. 젊은 시절 백석의 사진을 보면 배우 뺨치는 대단한 미남이다.


백석은 1930년 19세 최연소 나이로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그 모(母)와 아들’이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1936년 1월 33편의 시작품을 4부로 나누어 낸 시집 ‘사슴’을 내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했고 그 뒤 광복이 될 때까지 조선일보사·영생여자고등보통학교·여성사·왕문사(일본 동경) 등에 근무하면서 시를 썼다. 그는 어느 문학동인이나 유파에도 소속되지 않고 독자적으로 작품 활동을 했다. 남북이 분단되기까지 60여 편의 시작품을 당시의 신문과 잡지에 발표했다.


백석의 시는 토속적인 시어로 한국 근대시의 경지를 한 차원 높였다는 평을 받는다. 그는 자신이 태어난 마을의 자연과 인간, 민속 등을 소재로 토착어로 시를 썼다.


이후 북한으로 가면서 백석은 한동안 한국문학사에서 지워진 인물이 됐다. 북한에서의 그의 행적은 정확하게 알려진 바 없으나 일부 연구자들은 그가 러시아의 시와 소설을 번역했으며 특히 그가 번역해 내놓은 소설 ‘고요한 돈강’은 북한에서 유명했다고 한다. 또 내부 권력투쟁으로 숙청됐다가 국영농장으로 내려가 양치기 일을 했다고도 전한다.


한편 시대의 흐름을 타고 한국문학계에서 복권(?)된 백석 시인에 대한 평가는 이제 제자리를 잡았다. 지난 2012년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대표 시들을 낭송하는 콘서트가 열렸으며 그의 평전, 시집 등도 다수 국내 출판 됐다.


유이청 기자 interview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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