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나의 독재자’ 설경구 "김일성 역이면 안했을 것"
[현장] ‘나의 독재자’ 설경구 "김일성 역이면 안했을 것"
  • 김보희
  • 승인 2014.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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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독재자’ 이해준 감독과 배우 설경구, 박해일의 모습. 사진=롯데엔터

【인터뷰365 김보희】 배우 설경구가 ‘나의 독재자’에서 김일성으로 변신했다.

20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나의 독재자’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이해준 감독, 배우 설경구, 박해일, 윤제문, 이병준, 류혜영이 참석했다.

‘나의 독재자’는 첫 남북정상회담 리허설을 위해 김일성의 대역이 존재했다는 역사적 사실에 영화적 상상력을 가미해, 자신을 김일성이라 굳게 믿는 연기자 아버지와 아버지 때문에 불행한 삶을 산다고 믿는 아들의 이야기다. 설경구가 자신을 김일성이라고 믿는 아버지 성근 역을 맡았으며, 박해일은 아들 태식 역을 맡아 부자 연기를 펼쳤다. 두 배우의 실제 나이차는 9살이다.

이날 언론시사회가 끝나고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해준 감독은 “이 영화는 ‘정상회담을 하기 전에 리허설을 치르고 갔다’라는 신문기사를 보고 시작했다. 영화를 생각하며 두 가지를 떠올렸다.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와 둘째는 배우 예술에 대한 이야기”라며 운을 뗐다.

그는 “아버지를 표현하는데 있어서는 70년대 90년대를 표현해야지가 아니라, 아버지가 겪은 시간의 무게를 표현하고 싶었다. 그래서 분장에서부터 시간을 담고 있는 집, 집에 대한 질감. 그런 것을 중요하게 표현했다”면서 “흔히 정권교체라고 말하는 것은 97년이다. 우리 영화는 94년이 배경이다. 특정인을 지칭해서 한 것은 아니지만, 역사적인 최소한의 팩트를 가지고 영화가 주인공들과 주변의 인물들이 보일 수 있는 이야기로 느껴지길 바랐다”고 밝혔다.

이어 “배우 예술에 대한 이야기는 순전히 개인적인 호기심이 있었다. 영화 연출을 하면서 배우들과 늘 곁에 있는 존재인데. 궁금함만 있었지 ‘배우가 어떤 마음일까’라고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오랫동안 배우의 마음이 궁금해져서 시작한 영화다”라고 설명했다.

김일성 대역 연기를 펼친 설경구는 “김일성 역이면 안했을 텐데, 김일성 대역 역이라서 했다”라며 “김일성 동영상을 제작사에서 구해줘서 반복해서 많이 봤다. 마임도 배우고, 감독님과 많이 이야기 나누며 고민을 해결했다. 사실 후반에 힘들어서 감독님을 괴롭혔다. 모든 걸 퍼붓고 의지하며 답을 구했다”고 밝혔다.

설경구는 극중에서 김일성 연기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20여년간을 김일성인 채 살아가는 모습을 보인다. 실제 그런 경험이 있냐는 질문에 설경구는 “‘박하사탕’때 그랬다. 경험도 없었고, 나름 현장 자체가 호됐고, 모든 게 처음이었다. 당시 영화에서 나오는 옷으로 일상생활을 하며 몰두했다. 그게 못 빠져 나온 거라고 하더라. 이후 개봉 때 시선을 받으니 더 힘들었다. 또 출연하는 작품마다 ‘박하사탕’과 비교하니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또한 설경구와 박해일은 9살 나이차임에도 부자연기를 자연스럽게 펼쳤다. 이에 설경구는 “아들이 박해일이라서 좋았다. 특수분장을 함에 있어 '은교'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배려를 많이 해줬다. 어색함은 전혀 못 느꼈다”고 말했다. 박해일은 “의외로 없었다. 촬영 전 고민은 있었지만 촬영하니 자연스럽게 아버지로 느껴졌다. 생각해보니 설경구가 가지고 있는 품이 아버지와 비슷한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을 밝혔다.

박해일은 극중 아버지에 대한 원망으로 가득하지만 아버지에 대한 사랑이 가득한 모습도 보여준다. 이에 실제 아버지와 추억을 묻는 질문에 박해일은 “‘나의 독재자’ 촬영이 끝나고 시간이 지나서 아버지가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암판정을 받았다. 영화인지 현실인지 헷갈렸다. 수술을 받은 후 아버지 뒷모습이 반쪽이 됐다. 그때 정말 기분이 묘했다. 지금은 회복하셨다. 영화표를 드릴 수 있어서 기쁘다”라고 아버지에 대한 마음을 표현했다.

한편, ‘나의 독재자’는 30일 개봉한다.

김보희 기자 interview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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