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유이청】할리우드 차세대 여배우로 주목받고 있는 두 여배우가 같은 작품에 출연, 연기 경합을 벌이고 있다.
오는 25일 국내 개봉 예정인 영화 ‘베리 굿 걸’에는 다코타 패닝(20)과 엘리자베스 올슨(25)이 함께 출연하고 있다. 영화에서 패닝은 첫사랑에 빠지는 소녀 릴리를, 올슨은 릴리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쿨하고 활기찬 체리를 연기한다. 단짝인 이들은 공교롭게도 같은 남자를 첫사랑 상대로 점찍는다.
전형적인 성장영화의 틀을 따라가고 있는 이 영화에서 패닝과 올슨의 연기가 얼마나 성장해가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또다른 재미일 것이다.
우선 다코다 패닝은 관객들에게 ‘영원한 다이아몬드’이다, 영화 좀 보는 이들이라면 ‘아이 앰 샘’(2001)의 패닝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지능이 낮은 아버지 샘 도슨을 사랑하고 보살피는 어린 소녀 루시 다이아몬드 도슨 역을 눈부시게 해냈다. 그때 패닝의 나이 7세였다.
패닝은 6세 때 미국 유명 세제 타이드 CF에 출연했고 이를 발판으로 TV 시리즈에 등장하게 된다. 첫 출연작은 ‘ER’(2000)로 교통사고로 응급실에 들어온 백혈병 소녀 역할이었는데, 목 보조기를 하고 코에 튜브를 꼽은 채 이틀 동안 누워 있기만 했다.
이후 패닝은 2000년 한 해 동안에만 6편에 출연했다. 1년 후 ‘아이 앰 샘’으로 천재라는 소리를 들은 이후에는 이전과는 다른 존재감으로 여러 영화에 출연한다.
패닝이 처음으로 원톱에 가까운 주연을 맡은 영화는 ‘드리머’(2005)였다. 영화에서 패닝은 더 이상 뛸 수 없게 된 경주마를 극진하게 보살피는 소녀 역을 맡았다. 아버지 역을 맡은 커트 러셀은 "지금까지 함께 연기했던 여배우 중 단연 최고"라고, 할아버지 역을 맡은 크리스 크리스토퍼슨은 "베티 데이비스가 환생한 것 같은 연기"라고 패닝을 극찬했다고 한다.
패닝은 이어 1950년대말을 배경으로 앨라배마에 사는 소녀의 고통스러운 성장기를 그린 영화 ‘하운드독’(2007), 1960년대 미국 남부를 배경으로 인종 문제를 다룬 영화 ‘벌들의 비밀생활’(20008)에 출연해 십대 여배우 그룹의 리더가 된다.
한편으로 패닝은 ‘트와일라잇’ 시리즈에 출연하며 연기 폭을 넓혀 나갔다. 첫 시리즈인 ‘뉴 문’(2009)에서 잔인한 뱀파이어를 연기했고 이어 ‘이클립스’(2010), ‘브레이킹 던 2’(2012)에 출연했다. 이 시리즈에 출연하면서 개인적으로도 친하게 된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함께 ‘런어웨이즈’(2010)에서 5인조 펑크록 밴드 멤버가 된다. 이어 ‘나우 이즈 굿’(2012) ‘셀리아’(2012) 등 끊임없이 작품을 골라 출연하고 있다.
다코타 패닝이 지켜주고 싶은 투명한 유리그릇 같은 배우라면 엘리자베스 올슨은 다양한 색깔을 지니고 있는 배우이다. 그가 주연해 올해 개봉한 영화 ‘테레즈 라깽’(2013)만 봐도 패닝과의 다른 점은 확연하게 드러난다. 에밀 졸라의 동명의 스테디셀러를 영화화한 이 작품에서 올슨은 욕망을 억압당한 채 살아오다가 남편의 친구와 위험한 사랑에 빠지는 테레즈 역을 밀노높게 소화했다.
올슨은 20세가 넘어 본격적으로 연기에 뛰어들어 장르 불문 다양한 작품에서 경력을 쌓았다. ‘사일런트 스크림’(2011) ‘피스 러브 미스언더스탠딩’(2011) ‘레드라이트’(2012) 등에 이어 ‘마사 마시 메이 마릴린’(2012)에서 첫 주연을 맡았다. 영화에서 올슨은 광신도 역을 맡아 사이비종교의 트라우마를 겪는 인물을 연기해냈고 ‘대형 신인의 탄생'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이후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2013) 할리우드 리메이크판에서 올슨은 강혜정이 연기한 미도 역을 맡아 파격적인 베드신을 소화해냈다.
패닝이 뱀파이어 시리즈를 통해 다른 연기를 익혔다면 올슨은 SF 시리즈를 통해 연기력을 쌓았다. 올슨은 ‘캡틴 아메리카; 윈터솔저’(2014) ‘고질라’(2014)에 이어 2015년 개봉되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는 새로 투입되는 캐릭터 역으로 캐스팅됐다.
올슨은 어려서부터 할리우드 이슈메이커였던 애슐리, 메리 케이트 올슨 쌍둥이 자매의 동생이다. 언니 쌍둥이들은 6세 때부터 TV 드라마에 출연하고 이어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대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배우로서는 성공하지 못했다. 엘리자베스 올슨의 필모그래피는 이제 12편에 불과하지만 다중적이고 미스터리어스한 그의 눈빛 등에서는 개성 강한 연기를 소화해낼 미래의 여배우 모습이 발견된다.
반면 다코타 패닝은 스포츠를 좋아하는 평범한 가족 속에서 자라났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눈에 띄는 외모와 연기력으로 대세 아역배우로 4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했다. 모든 아역배우들이 그렇듯 패닝도 이제 성인 배우로 이미지 변신을 하는 ‘성장통’을 겪고 있는 중이다.
다코타 패닝의 4세 아래 동생인 엘르 패닝도 아역 배우로 출발해 언니의 길을 뒤따르고 있다. 엘르 패닝은 ‘아이 앰 샘’에서 다코타의 2세 때 모습으로 출연한 것을 시작으로 ‘진저 앤 로사’(2012) ‘말레피센트’(2014) 등을 통해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PS; 다코타 패닝과 엘리자베스 올슨이 출연하는 영화 ‘베리 굿 걸’을 연출한 나오미 포너 감독은 ‘브로크백 마운틴’ 등의 영화로 잘 알려진 제이크 길렌할, ‘다크 나이트’ 등에 출연한 메기 길렌할 남매의 어머니란다.
유이청 기자 interview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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