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팔꽃과 메꽃과 분꽃이 특별한 까닭
나팔꽃과 메꽃과 분꽃이 특별한 까닭
  • 김철
  • 승인 2014.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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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의 집안에서 관상으로 기르는 나팔꽃이 아름답게 피었다. 사진=인터뷰365

【김철의 자연산책】유년 시절을 시골에서 보낸 성인이라면 사진으로 보는 꽃들이 낯익은 것들이리. 위로부터 차례로 나팔꽃과 메꽃과 분꽃이다. 이 밖에도 봉숭아와 맨드라미 채송화 등등 유년의 추억을 되살리는 토종 화초들이 한둘이 아니다. 이 같은 꽃들이 시중에 범람하는 온갖 외래종 꽃들보다 특별한 이유는 어린 시절과 고향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이다. 도심의 노점과 꽃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눈부시게 예쁜 꽃 이름은 몰라도 아마 토종 꽃 이름은 향수가 그리운 이들은 다들 꿰고 있을 것이다.

전봇대를 감고 올라간 길가의 메꽃.

유년의 추억이 아름답기는 해도 과거는 이미 흘러갔다. 성인이 되어 옛날의 모습을 되살린다 해도 그 때 그 시절에 체험하던 느낌과는 같을 수가 없다. 사람은 누구나 일생 살아가면서 불행한 일을 예고 없이 겪는다. 그런데 달콤한 행복은 짧게 끝나는 반면에 슬픔은 가슴 깊이 오래 남는다. 불행한 일을 겪는 이웃이 있으면 당연히 슬픔을 함께 나누는 게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슬픔은 혼자서는 오래 지속될 수 있을지언정 언제까지나 이웃마저 공유하기는 어렵다. 시간이 지나갈수록 피로감이 누적되기 때문이다.

어느 노부부가 담장 밖에 기르는 분꽃.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을 먼저 보내고 남편을 잃고 아내를 잃어도 애써 슬픔을 극복하면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경우를 한두 번 보아 왔던 게 아닌 탓인지 주변에서 불행한 일을 당해도 무덤덤하게 지켜보는 일이 잦다. 유년 시절에 보던 꽃들이 특별하기는 하나 추억으로만 남아 있을 뿐이지 세월은 야속하게도 꽃꽂이 재료로서 가치조차 취급하지 않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언제부터인가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한 우리는 가능하면 불행한 일은 빨리 잊고 다들 분주하게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바라지 않나 생각된다. 비극으로 점철된 한 많은 한민족이 불행한 과거사를 극복하고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민족이 되었듯이.


김철 interview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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