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루시' 뇌의 2%만 사용했다는 뤽 베송, 연기가 아쉽다는 최민식
[현장] '루시' 뇌의 2%만 사용했다는 뤽 베송, 연기가 아쉽다는 최민식
  • 김보희
  • 승인 2014.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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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루시'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뤽 베송 감독과 최민식의 모습.

【인터뷰365 김보희】 배우 최민식의 할리우드 첫 진출작이자, 영화 ‘그랑 블루’ ‘레옹’ ‘제5원소’를 연출한 뤽 베송 감독이 연출한 ‘루시’가 베일을 벗었다.

20일 서울 용산 CGV에서 영화 ‘루시’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뤽 베송 감독과 배우 최민식이 참석했다. ‘루시’는 평범한 삶을 살던 루시(스칼렛 요한슨)가 정체불명의 가방을 운반하던 중 미스터 장(최민식)에게 납치되고, 몸속에 강력한 합성약물을 넣은 채 이동하는 과정에서 약물이 체내로 퍼져 뇌의 100%를 쓰게 된다는 내용이다. 최민식은 극중 극악무도한 사업가 미스터 장 역을 맡아 스칼렛 요한슨과 대치를 벌인다.

언론시사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뤽 베송 감독은 최민식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최민식의 재능 때문이었다. 국적은 상관없었다. 정말 같이 작업해보고 싶었다”면서 “최민식이 경험한 문화와 모든 것을 원했고, 자유롭게 터를 만들어줬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거절했다면 아마 죽였을 거다”라고 농담을 건넨 후 “꼭 한국인이 아니라도 동양배우를 원했다. 금발인 루시와 대조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최민식은 미스터 장 역할에 대해 “루시와 첫 만남 설정이 굉장히 생소하고 낯설 것이다. 난 한국어, 스칼렛은 영어. 하지만 애초 설정상 미스터 장과 루시는 소통이 안돼야 했다. 그래서 더 루시가 더 압박감과 공포에 떨어야 하는 설정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스칼렛 요한슨과 호흡에 “서로 말은 안 통했지만, 배우가 서로 연기를 하는데 있어서 언어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말은 안 통하지만 교감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처음 경험하는 짜릿함이었다”고 털어놨다.

'루시'에서 최민식은 악인 미스터 장 역을 맡아 한국어 연기를 펼친다.

앞서 최민식은 영화 ‘올드보이’로 인해 해외에서 많은 러브콜을 받았다. 하지만 ‘루시’가 첫 작품이 됐다. 그는 해외 작품을 꺼려했다는 지적에 “그동안 외국에서 온 섭외에 대해 고집을 부린 것은 없다. 대신 언어와 문화가 다르다보니, 표현에 있어 딜레마가 있었다. 또 굳이 외국작품을 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꼈다”고 밝혔다.

그러던 중 ‘루시’를 선택한 이유에 “이분은 어떻게 작품을 하고, 어떤 시스템으로 어떻게 돌아갈까. 굉장히 궁금했다”면서 “사실 이번 작품은 한국어로 연기하는 편안함도 있었고, 감독님이 한국에까지 오셔서 ‘루시’를 성심성의껏 설명해주는 것에 감동했다”고 뤽 베송 감독에게 감사함을 표현했다.

하지만 최민식은 “'루시'에서 보여주는 내 연기는 실망스럽다”고 고백하며 “적응해나가는 단계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대사를 하면 상대가 영어를 하니, 좀 산만하지 않았나 싶다. 나 역시도 현장에서 확신이 안 들어 감독님을 괴롭혔다. ‘한번만 더 가자’고. 스스로 실망스러운 느낌이 크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루시’는 액션으로 시작하지만 이후에는 진화론과 상대성 이론 등 과학적인 이야기로 끝맺음 된다. 특히 인간의 뇌가 1%를 시작으로, 10% 20% 40% 70% 90% 등을 순차적으로 나누어 인간이 한계를 뛰어 넘는다는 설정이 독특하다.

이에 뤽 베송 감독은 ‘루시’를 시작하게 된 일화에 “10년 전쯤 어느 지방에서 홍보 투어를 하는데 우연히 영국 학자를 만났다. 젊은 여성분이셨다”면서 “분야를 물어보니 암세포의 핵을 연구한다고 했다. 완전 쇼크였다. 이후 몇 시간 동안 이야기하고, 많은 것을 배웠다. 그 이후에도 다른 학자들을 만나서 많은 것을 배우고 신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하나의 세포가 동시에 1000개의 신호를 보낸다는 것을 알았을 때 놀라웠다. 몸에 수천 마디마디 세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인터넷을 초월한다고 생각했다. 작가로서 그런 현상이 흥미로워 작업하게 됐다”라고 말하며 “뇌에 대한 다큐를 만드려는 것을 아니다. 난 뇌의 2%밖에 사용할 수 없어 10년이 걸렸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루시' 레드카펫 현장에 참석한 뤽베송 감독과 배우 최민식, 신창수, 서정주 무술감독.

뤽 베송 감독은 ‘연출을 할 수 있게 하는 에너지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아침에 일어나 시나리오를 쓰는 것을 제일 좋아한다. 그 작업은 평등하다. 종이와 볼펜만 가지고 있으면 유명하든 안 유명하든 도전할 수 있다. 이런 도전이 마음에 들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이 건강한 모습인 것 같다. 뛰는 거와 똑같다. 승리했다고 내일 또 승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시나리오 작업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하지만 그는 연출에 대해 “연출은 다르다. 사랑이라는 원동력이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2~3년 동안 같이 해야 하고, 그래서 보호해야 하고, 정말 사랑에 빠져야 한다”라면서 “영화가 개봉하면 아기를 출산하는 것과 같다. 연출은 영화를 사랑하고 아끼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그렇기에 난 할리우드처럼 기계적으로 영화를 만들지는 못한다. 영화를 틀 속에서 ‘만드는’ 것은 못 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최민식과 그리고 한국 배우 스태프들과 호흡한 것에 대해 “난 한국 영화에 애착이 있고 좋아한다. 이번 작품으로 양쪽 세계가 열리며 교류가 되는 계기가 되어 마음에 들었다. 최민식을 비롯한 많은 국적 스태프들에게 배웠다”라고 말하며 “개인적으로는 최민식 배우와 다시 찍고 싶다. 이순신 장군이라는 영화(명량), 그런 영화를 같이 만들어 보고 싶다”고 러브콜을 보냈다.

김보희 기자 interview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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