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금 명인 황병기, 40년 가야금 인생을 타다
가야금 명인 황병기, 40년 가야금 인생을 타다
  • 유이청
  • 승인 2014.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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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금 명인 황병기 선생. 사진=국립극장

【인터뷰365 유이청】가야금 명인 황병기(78)의 40년 가야금 인생이 한 무대 위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황병기가 작곡한 첫 가야금곡인 ‘숲’에서부터 17현 가야금곡 ‘달하노피곰’에 이르기까지 그의 작품세계가 시공을 넘어 관객들과 마주한다.


황병기가 연주도 하고 해설도 하는 이번 공연 ‘황병기 가야금 작품의 밤’에서는 60년대 곡 ‘숲’(1962)을 시작으로 70년대 ‘영목’(1979) 80년대 ‘밤의 소리’(1985) ‘남도환상곡’(1987) 90년대 ‘춘설’(1991) ’달하노피곰‘(1996) ’시계탑‘(1999) 등이 연주된다.

‘숲’은 황병기 가야금곡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곡으로 명상하는 이들이 즐겨 듣는 곡이며, ‘달하노피곰’은 백제가요 ‘정읍사’의 첫 구 ‘달하 노피곰 돋으시어 어긔야 멀리곰 비취오시라’에서 악상을 떠올린 작품으로, 17현 가야금으로 연주된다. ‘시계탑’은 황병기가 서울대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입원해 있는 동안 그곳의 오랜 상징물인 고풍스러운 시게탑을 창문 너머로 보고 구상한 곡이다.


공연에서 이 곡들을 연주하는 박현숙 김일륜 지애리 등 연주가들은 모두 70분 길이의 ’정남희제 황병기류 가야금 산조’를 완주한 ‘황병기 가야금 작품 보존회’의 중견 연주가들이다. 이들 연주를 통해 황병기 작품세계가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 또 같은 황병기 작품이라도 연주가에 따라 어떻게 달리 해석되는지를 볼 수 있을 것이다.

황병기 해설로 황병기 대표곡을 연주하는 '황병기 가야금 작품의 밤'.

황병기는 1952년 부산 피난시절 경기중 2년생으로 국립국악원에서 가야금을 배우기 시작, 서울대 법대 3학년이던 1957년 KBS 주최 전국 국악콩쿨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후1961년 한국 최초로 서양 오케스트라와 가야금을 협주했으며 1962년 첫 창작곡 ‘숲’을 내놓았다. 이후 계속된 그의 가야극 창작곡들로 인해 옛날 악보만 연주하던 가야금은 현대에 새 생명을 얻게 됐다.


영국의 음악학자 앤드루 칼릭 교수는 황병기 음악세계에 대해 “황병기 음악의 명상적 특성은 교묘한 리듬과 가볍고 투병한 텍스추어에서 나온다”며 “그의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무언가를 분명히 보고 있다는 느낌은 들어도 실제로 보고 있는 것은 대단히 복합적이고 모순적이다. 진정한 선(禪)의 경지에서 우리는 모순을 명상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가야금의 오동판과 명주실은 습기과 고온이 물러간 가을이 되어서야 제소리를 낸다. 일년 중 가장 맑은 소리를 내는 가을에 펼쳐지는 이번 공연은 황병기 곡에 실린 가야금 소리를 생으로 들으며 그 운치를 느낄 수 있는 기회이다.


한편 ‘황병기 가야금 작품의 밤’ 공연은 오는 9월 16일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펼쳐진다.


유이청 기자 interview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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