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 대박, 최민식의 3통(비통 침통 고통) 연기가 통했다
‘명량’ 대박, 최민식의 3통(비통 침통 고통) 연기가 통했다
  • 김두호
  • 승인 2014.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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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명량'의 최민식.

【인터뷰365 김두호】 '대박'이라는 말은 주로 영화 흥행 사회에서 사용해온 한국영화 충무로시대의 통속 언어다. 대박이라는 말을 여기저기서 마구 사용하는 시대에 모처럼 영화 ‘명량’ 제대로 된 대박의 깃발을 날리며 주목을 받고 있다.


개봉 13일 만에 1200만 관객이 몰려 인구의 20% 이상이 관람했다면 영화관으로 발길을 옮기지 않은 미성년층 고령층 인구를 빼면 대다수가 관람한, 말 그대로 국민영화의 반열에 올릴 수 있다. 왜, 어떻게 이 영화가 그리도 큰 대박의 진수를 보여준 것일까?


우리 역사와 전쟁사를 통틀어 가장 찬란한 위업을 남긴 이순신 장군의 승전기록 중 명량대첩을 소재로 한 이 영화는 주인공 역의 배우 최민식의 무게감 있는, 그걸 카리스마로 일컫기도 하는 연기력이 시종 시선을 사로잡는다. 드라마 속의 그의 표정은 끝내 풀어지지 않고 납덩이처럼 굳어 있으며 언어는 최대한 절제되어 비통 침통 고통의 일그러진 3통 액션으로 이어진다. 적선(敵船)과 적군을 패하게 한 통쾌한 승전에도 표정은 앞의 3통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중반 이후 시작되는 해전 액션장면은 솔직히 드라마가 없고 단순하고 비슷한 장면의 반복 영상으로 지루하기 짝이 없다. 거대한 스케일의 바다를 배경으로 엄청난 세트시설과 엑스트라가 참여한 몹신, 미니어처, CG(컴퓨터그래픽) 작업의 성과를 실감할 수 있지만 군령을 내리는 장군의 위엄만이 이야기의 한복판에서 카메라의 앵글을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오히려 이 영화를 연출한 김한민 갇독이 앞서 발표해 역시 크게 히트한 ‘최종병기 활’의 숨막히는 액션보다 재미가 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영화사상 최대의 관객수 기록을 예고하고 있는 ‘명량’의 대(大) 대박은 이 시대의 우리 관객들에게 깊이 있고 공감을 주는 화두를 던졌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세월호 침몰사고를 비롯해 쉬지 않고 받아들이기 힘든 불행한 ‘주검’ 사고들이 나라 안에서 연이어 터지고 있다. 불안하고 힘들고 재미가 없는 세상을 사는 관객들에게 12척의 배로 수백 척의 왜선을 때려부순 장군의 지혜를 영상으로 볼 만하게 재현해서 접하게 한 영화가 바로 ‘명량’이다.

절망을 극복하는 지혜. 온갖 수모에도 함부로 처신하지 않고 때를 기다리는 인내심, 한번 결심한 것을 굽히지 않고 실현하는 리더십과 민족을 생각하는 희생정신 등을 생각나게 해준 영화가 ‘명량’이라는 점에서 영화를 성공적으로 살려낸 김한민이라는 감독의 역량이 돋보인다. 그는 감독이지만 얼굴도 배우처럼 잘 생겨 특별히 더 눈길을 끌게 한다.

김두호 www.interview365.com


김두호

㈜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88서울올림픽 공식영화제작전문위원, 97아시아태평양영화제 집행위원,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대종상 및 한국방송대상 심사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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