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국내 최초 전시되는 뭉크의 ‘절규’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국내 최초 전시되는 뭉크의 ‘절규’
  • 유이청
  • 승인 2014.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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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규’ ‘마돈나’ 등 뭉크의 대표작 99점 공개

뭉크의 대표작 '절규'. 회화 버전(사진 왼쪽)과 석판화 버전(오른쪽)이 있는데 이번 전시에는 판화 버전만 온다. 자료=예술의전당

【인터뷰365 유이청】노르웨이 표현주의 화가 에드바르드 뭉크(Edvard Munch 1863-1944))의 ‘절규’가 한국에 온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오는 3일부터 10월 12일까지 열리는 '뭉크-영혼의 시'전은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뭉크 회고전으로 '절규' '마돈나' '생의 춤' '별이 빛나는 밤' 등 대표작을 비롯한 회화, 판화, 드로잉, 사진, 영상 등 99점이 전시된다.


그림 문외한들도 다 아는 뭉크의 대표작 ‘절규’는 S자 모양으로 비틀어진 인물이 입을 크게 벌리고 눈을 크게 뜬 채 비명을 지르는 모습이다. 뭉크 자신의 내면의 고통을 표현한 ‘절규’는 유화, 템페라, 크레용, 파스텔 버전 그리고 판화 버전 50여 편이 남아 있다.


가장 유명한 1893년작 템페라 버전은 노르웨이 국립미술관에, 유화와 파스텔 버전은 노르웨이 뭉크미술관에 각각 소장돼 있다. 크레용 버전은 지난 2012년 당시 경매 사상 최고가인 1990만 달러(약 1300억원)에 미국 개인소장자에게 팔렸다.

이번 한국 전시에 ‘절규’ 회화 버전 대신 1895년판 석판화 버전이 온다. 이는 1994년과 2004년 도난사건으로 인해 회화 버전의 해외 전시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석판화 버전도 2006년 뉴욕현대미술관 전시 이후 8년 만에 처음 해외 전시 되는 것이다.

‘절규’와 함께 연작 시리즈 ‘생의 프리즈’는 뭉크 자신이 ‘사랑과 죽음에 관한 시’라고 칭한 바 있는, 사랑 불안 고독 죽음 등 인간의 다양한 감성과 삶의 단면을 테마로 구성한 연작이다. 뭉크의 비관적 세계관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는 이 연작에는 ‘절규’를 포함해 ‘생의 춤’ ‘마돈나’ ‘뱀파이어’ ‘키스’ 등 뭉크의 대표작들이 망라돼 있다. 특히 '키스'는 유화 1점과 판화 3점의 시리즈로 볼 수 있다.

'생의 프리즈' 연작 중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 '마돈나' '뱀파이어' '생의 춤'. 자료=예술의전당

평생 정신병적 불안에 사로잡혔던 뭉크는 자신의 감정과 내면의 자아에 대한 탐구를 기록한 최초의 화가이기도 하다. 그는 청년기부터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모습을 그림으로 기록했다.

뭉크의 자화상은 유화 70점, 판화 20여점 그리고 수채화와 드로잉으로 남아있는데, 이번 전시에는 10점이 전시된다. 회화로 제작된 5점과 판화 자화상 1점, 셀프카메라 사진 4점 등이다.


군의관인 아버지와 이지적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뭉크는 누나와 3명의 동생들 사이에서 자랐다. 하지만 5세이던 1868년 어머니가 결핵으로 사망하고 그와 함께 미술에 재능을 보이던 누나도 역시 결핵으로 1877년 사망했다. 또 여동생 중 한 명은 어린 나이에 정신병 진단을 받았고 유일하게 결혼했던 남동생마저 결혼 한 달만에 죽었다.


유난히 허약했던 뭉크는 강박적이고 광기마저 보이는 아버지 밑에서 불안과 우울 속에 자랐다. 뭉크는 자신이 인류의 가장 두려운 두 가지-병약함과 정신병을 물려받았다고 술회했는데, 이 두 가지는 뭉크가 유년시절부터 경험한 가족들의 죽음, 공포와 함께 그림의 모티브가 됐다.

뭉크의 말기 작품인 '자화상' '별이 빛나는 밤'. 자료=예술의전당

뭉크는 평생 정신질환과 여성혐오증을 가지고 살았지만 재활치료를 받으면서는 심신을 회복해 밝은 작품도 다수 내놓았다. 말년에는 세상과 동떨어져서 작품에만 몰두했는데, 이 시기의 작품에서는 푸른빛으로 가득한 우울한 감성, 과장되고 왜곡된 배경으로 표현된 죽음에 대한 불안감 등이 드러나 있다.

한편 이번 ‘뭉크-영혼의 시’ 전에 맞춰 방한한 스테인 올라브 헨릭센 뭉크미술관장은 간담회를 통해 "'절규'가 너무 유명해져 작가의 빛을 바래게 한 측면이 있다"며 "'절규' 외에 다른 유명한 작품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이청 기자 interview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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