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살기 바쁜 시골집 안팎의 동물들
먹고 살기 바쁜 시골집 안팎의 동물들
  • 김철
  • 승인 2014.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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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을 불러들이는 호박꽃의 넉넉함. 사진=인터뷰365

【김철의 자연산책】미물이라고 해서 인간 사회와 다를 게 무엇인가. 적어도 먹는 문제만큼은 대동소이하다. 먹어야 살 수 있고 살기 위해서는 먹거리를 찾아 나서야 한다. 잠자고 쉬는 시간을 제외하면 죽을 때까지 움직여야 하는 것이 미물들의 습성이다. 나라 경제가 활기를 보일 전망이 밝지 않다고 다들 걱정이다. 이럴 때는 내수 시장이라도 살아 나야 하는데 그마저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천적이 먹다 남긴 것으로 보이는 쪽대문 위의 새알. 사진=인터뷰365

잠시 다니러 온다고 내려온 시골 생활이 달포가 되었다. 그 사이 야산의 밤꽃은 지고 지금은 대추 꽃이며 호박꽃이 꿀벌을 불러들인다. 양봉을 하는 친척은 꿀 농사가 지난해만도 못했다고 걱정이다. 내년 이맘때까지 꿀벌을 먹일 사료인 설탕이며 각종 자재구입비가 신경 쓰이는 눈치다. 올해 처음으로 가지 농사를 짓는 젊은 이장은 새벽부터 저녁까지 부부가 중노동에 시달린다.

비름 위에 앉아 먹이를 찾는 무당벌레. 사진=인터뷰365

삶이 고행이라는 말은 이미 몇 천 년 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명언이다. 공기 좋고 물 좋은 시골생활을 동경하는 것은 자유이지만 실제와는 거리가 한참 멀다는 것을 시골에 와 살아보면 저절로 알게 된다. 한 번씩 내려올 때마다 세상을 등졌다는 슬픈 소식을 접할 때마다 우울해진다. 인간 세계의 아수라장과 아귀다툼이 어떻다는 걸 알 리 없는 미물들은 오늘도 부지런히 집 담장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각기 살아가는 일에 바쁘다.


김철 interview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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