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뱅크 전유성의 이색실험, 말복날 개들을 위한 콘서트 열려
아이디어뱅크 전유성의 이색실험, 말복날 개들을 위한 콘서트 열려
  • 정수형
  • 승인 2011.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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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365 정수형】말복이던 지난 13일, 국내 최초의 애완견을 위한 음악회가 경북 청도군 야외공연장에서 개최됐다. ‘개나소나콘서트’라는 이름으로 2009년부터 시작된 이 행사는 개그계의 아이디어뱅크로 통하는 전유성 씨가 총기획을 맡아 진행해왔다.

올해 콘서트에는 폭우가 쏟아지는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주최 측 추산 5천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가는 성황을 이뤘다. 개그맨 이홍렬 씨의 사회로 2시간여 진행됐는데, 공연이 시작되기 전 서서히 내리던 빗방울이 장대비로 변하며 한때 주최 측과 관람객들을 당황케 했다. 공연의 하이라이트 격인 오케스트라 연주가 취소될 뻔 했으나 객석의 뜨거운 호응으로 계획된 공연이 무사히 마무리됐다.

현장 무대에는 전유성 씨가 직접 고안해낸 ‘잘 키운 강아지 하나, 열 아들 부럽지 않다’라는 독특한 문구의 현수막이 많은 사람의 눈길을 끌었다. 객석은 꽃단장을 한 반려견부터 휠체어를 타고 온 장애견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견공들의 축제다운 모습이 연출됐다.

첫 순서로는 지난 구제역으로 목숨을 잃은 동물들을 위한 영상이 상영됐다. 동물에 대한 애정이 담긴 영상이 끝나갈 무렵, 객석 곳곳에서 눈시울을 붉히는 관객들이 심심찮게 보였다. 곧이어 희생된 동물들을 위한 78인조 오케스트라의 추모음악이 연주되며 객석이 한층 숙연해졌다.

연주를 강행했으나 빗줄기는 점점 굵어졌고, 일반 공연과 다르게 관객들이 반려견들과 동행한 터라 주최 측은 잠시 고민에 빠졌다. 사람과 반려견과의 거리가 좁아지면서 만에 하나 발생할지 모를 사고에 대한 우려였다. 그러나 관객들이 침착하게 자리를 지키며 응원을 보낸 덕에 공연은 다시 활기를 찾았다.

가수 구창모의 노래로 분위기가 점점 달아오르더니, 깜짝 게스트로 가수 이문세가 등장해 행사장 전체를 흥분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같은 문화코드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빗속의 장관을 연출한 순간이었다.

주최 측은 올해 처음으로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를 무대에 올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폭우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무대 앞쪽에 위치한 피아노 두 대의 연주를 강행하는 게 도저히 불가능해보였다. 관객들도 기대를 접어가던 찰나, 갑자기 두 명의 피아니스트가 등장하고 ‘전유성의 코미디시장’ 단원들과 예원예술대학교 학생들이 대형 비닐을 맞잡고 피아노 위에 텐트를 만들어냈다. 결국 이들의 노고와 관객들의 열기로 ‘동물의 사육제’ 7장이 모두 연주되어 비오는 여름 밤 감동의 소나타를 퍼뜨렸다.

KBS <개그콘서트>의 산파 역할을 했던 전유성 씨는 10여 년 전 ‘전유성의 코미디시장’을 설립했으며 경북 청도군 풍각면 성곡리에서 후배들을 양성해왔다. 전 씨는 이번 ‘개나소나 콘서트’뿐 아니라 입장료가 100원에 불과한 ‘100원짜리 콘서트’ 등 이색 공연들을 지속적으로 시도해왔다. 신봉선, 박휘순, 안상태, 김대범, 황현희, 이재형 등이 ‘전유성의 코미디시장’ 출신이다.

정수형 기자 soo02@interview36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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