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파란마음 하얀마음’의 아동문학가 어효선 선생
내가 만난 ‘파란마음 하얀마음’의 아동문학가 어효선 선생
  • 김두호
  • 승인 2014.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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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효선 아동문학가는 생전에 금란여고 국어교사였지만 틈틈이 초등학교를 방문해 특별 글짓기 수업도 해주셨다.

[인터뷰365 김두호] 1970년대만 해도 아동문학가들이 바쁘게 활동하던 시대였다. 어린이 독자를 대상으로 발행되는 신문과 잡지도 많았다. 아동문학은 시와 동화를 통해 동심의 세계에 아름다운 꿈과 사랑을 심어주는 문학의 한 장르인데 TV를 비롯한 영상 미디어 문화가 어린이와 어른 세계를 구분하지 않고 문화 공유의 시대로 접어들게 한 1980년대부터 아동문학 분야도 점점 빛을 잃게 되었다. 컬러 TV와 게임놀이, 각종 읽을거리와 시청각 정보가 넘쳐나면서 어린이와 청소년, 하이틴 잡지류까지 모습을 감추었다.


1960년대와 1970년대 아동문학의 한복판에서 활동한 어효선 선생(1925-2004)을 만나게 된 것은 필자가 어린이 월간지 어깨동무사에서 기자로 근무할 때였다. 어깨동무의 지면 중 독자들의 시와 산문 등 글짓기 작품을 공모해 우수한 작품을 뽑아 소개하는 페이지에서 작품의 본선 선정 작업과 평(評)을 쓰는 일을 어효선 선생이 맡으셨다. 필자는 매달 공모 작품을 정리해 1차 예선을 뽑아 어효선 선생께 전달했다.

어깨동무사가 있는 서울 남산 언덕의 어린이회관에서 어 선생이 재직 중이던 신촌 이화여대 후문의 금란여고를 방문했다. 어 선생께서는 그곳 국어선생이셨다. 언제나 만나면 이웃집 아저씨 같았다. 따뜻한 눈망울과 큰 귀를 가진 어 선생은 친절하고 겸손하고 예의 바르게 행동하셨다. 그래서 함께 있는 시간이 오히려 조심스럽고 자유스럽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말과 글을 항상 정제된 언어로 표현하셨고 언행일치의 모범 인생을 사신 분이라 흐트러진 모습을 본 기억이 없다.

누구나 초등학교 시절 배우게 되는 노래 "우리들 마음에 빛이 있다면 여름엔 여름엔 파랄 거에요~"로 시작하는 동요 <파란 마음 하얀 마음>에서부터 <과꽃> <꽃밭에서> 등 아름다운 우리나라의 노래로 사랑을 받고 있는 주옥같은 동요를 남긴 분이 바로 어효선 선생인데 작년 연말 ‘문학의 집-서울 산림문학관’에서 제1회 어효선 동요음악회를 개최해 너무나 반가운 마음이 북받쳐 올랐다. ‘어효선 동요’는 고운 자연의 자태에 우리의 생활 속에 묻어나는 순수한 사랑과 그리움을 연관시켜 표현한 내용이 많다. 그래서 어린이와 어른들이 모두 즐겨 부르는 노래들이다.

어린이의 달 5월이 오면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동요작가 어효선 선생이다. 필자는 어깨동무를 만들면서 많은 만화가와 이원수 윤석중 한정동 윤극영 씨 등 아동문학가들을 만났고 때로는 술자리를 함께 하기도 했지만 특별히 <반달>의 윤극영 선생과 어효선 선생이 더 생각나는 것은 그분들의 노래를 평생 혼자서 심심할 때 부르거나 휘파람으로 부르며 살기 때문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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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호

㈜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국회보 편집자문위원, 제5대 서울신문사우회 회장 역임. 현재 대한언론인회 부회장, 서울영상위 이사,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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