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주 사장이 지금 KBS를 떠나야 하는 이유
정연주 사장이 지금 KBS를 떠나야 하는 이유
  • 정중헌
  • 승인 2008.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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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에 대한 예의와 공인의 도리 / 정중헌



[인터뷰365 정중헌] 수신료를 내는 시청자로서 한국방송 정연주 사장에게 쓴 소리 한마디 올리지 않을 수 없다. 정연주 사장은 이명박 당선자가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에 KBS를 떠나야 한다. 사퇴 압력을 버티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떠밀리기보다 자발적으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오히려 의연하게 대처하는 길이다. 그것이 시청자에 대한 예의고 공인의 도리다.



무엇보다 노무현 정권의 선봉을 지켰던 당사자가 유권자의 열화 같은 요구로 교체된 정권의 출범 앞에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런 변화의 시점에서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바위처럼 견디며 업무를 수행 하겠다”는 것은 오기며 아집일 뿐이다. 아무리 임기 직이라 해도 자신이 추종했던 정권과 이념이나 방법이 전혀 다른 정권이 들어섰다면 자진해 자리를 비켜주는 것이 상식이고, 공영방송의 주인이자 정권 교체의 주역인 유권자들에 대한 기본 예의 아닐까.



정연주 사장이 KBS를 떠나야 하는 이유는 누구보다 본인이 잘 알 것이다. 적자 경영이나 조직 통솔 능력 등은 별개의 문제다. 애초부터 정연주라는 인물은 공영방송의 책임자로는 적임자가 아니었다. 자신의 글에 이중성을 보일 만큼 도덕성과 인격에 결격 사유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권과 코드가 맞는다는 이유로 그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누가 보아도 사리에 맞지 않는 방식으로 무리수를 써서 2006년 연임했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내년 11월까지의 임기는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나 국민 심판으로 정권이 바뀌었고 새로운 미래로 도약하려는 중차대한 시점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넣기를 많은 국민들이 바라고 있다. 그런 바람을 가장 성실하게 구현해야 할 매체가 KBS다. 그렇다면 긴 말이 필요 없다. 국민이 심판한 정권의 이념과 실천에 앞장섰던 장본인은 자진해서 물러나야 마땅하다. 특히 공영방송이자 국가 기간 방송 KBS의 사장은 여론의 집중 포화를 받기 전에 물러나는 것이 개인의 안위를 지키는 최 상책이다. 왜 이 같은 순리를 무시하고 과욕을 부리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2월 25일 국회 앞마당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식을 갖고 헌법에 선서한다. 새 대통령은 새로운 국정 운영 계획을 밝힐 것이다. 현장 참석자들과 전 국민이 취임식을 지켜보고 희망을 갖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를 정연주 사장 체제로 중계하고 국가 번영과 국민 행복을 만천하에 선포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아무리 배 째라 한다 해도 이런 억지는 결코 허용될 수 없는 일이다.


다음으로 KBS는 차기 정권에서 명실상부한 공영방송으로 거듭나야 한다. 인수위도 그런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정연주 사장은 방송의 공익성과 공정성을 훼손한 장본인이기 때문에 더 이상 공영방송의 책임을 맡아서는 안 된다. 국가 정체성을 훼손하고 특정 이념을 미화하는 프로그램을 제작 편성한 장본인은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현재의 KBS는 무늬만 공영이지 방송 내용은 상업방송과 다르지 않다. 수신료도 걷고 광고방송도 하면서 수신료 인상 타령만 하고 있다. 오락 일변도의 프로그램들은 품위를 잃은 채 시청률 올리는 돈 벌이 수단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새 정부에서 KBS는 방만한 경영과 저질 프로그램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국가와 국민을 미래로 이끄는 진짜 공영다운 공영방송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정연주 사장은 태생적으로 이 같은 미션을 맡을 자격도 능력도 없다. 그렇다면 억지 부리지 말고, 시청자를 더 이상 화나게 하지 말고, 대통령 취임식 전에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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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중헌

인터뷰 365 기획자문위원. 조선일보 문화부장, 논설위원을 지냈으며「한국방송비평회」회장과 「한국영화평론가협회」회장, 서울예술대학 부총장을 지냈다. 현재 한국생활연극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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