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김보희】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는 주요인물들이 궁으로 다시 입궐하며 복수의 제 2막을 예고했다. 하지만 1회 안에 허무하게 혈서를 찾고, 노비에서 예비 후궁 후보에 오르는 등 드라마 전개의 개연성이 떨어지고 있다.
21일 방송된 ‘기황후’(극본 장영철, 정경순 연출 한희) 24회에서는 기승냥(하지원)가 백안(김영호)의 도움으로 노예상 흑수(오광록)의 손에서 빠져나와 황궁에서 열리는 후궁 경선에 참여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실어증에 걸린 타환(지창욱)은 죽은 줄 알았던 기승냥이 살아있는 것을 보고 말문이 트이며 끝이 났다.
이날 방송에서 황태후(김서형)는 행성주들의 말 한마디에 다시 입궐했으며, 머리를 깎은 것으로 설정되어 비구니 복장을 하고 고깔을 쓰고 있던 모습은 단번에 긴 머리로 변화됐다.
또 노비신세였던 기승냥이 갑작스럽게 후궁 후보자로 탈바꿈해서 춤을 배우고 책을 읽는 등 새로운 모습을 보였다. 왕유는 갑자기 연철승상의 조카사위가 됐는데 이들의 혼례식도 맞절 장면 하나로 패스 했다.
초스피드 전개는 이날 방송분뿐 아니다. 앞선 방송에서 승냥은 어느샌가 왕유의 아이를 임신해 예전부터 타환의 아기를 가진 박 씨(한혜린)와 배와 비슷하게 불렀고 동굴 안에서 혼자 아이를 낳았다. 이후 쫓기다가 낭떠러지에서 떨어진 승냥의 아이는 상처 없이 살아남아 타나실리(백진희)의 아이로 둔갑하게 되는 내용이 부연 장면 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게다가 승냥은 우연히 노상궁의 청동거울 안에서 명종의 혈서까지 찾아낸다. 마치 지난 방송을 압축해 보여주는 듯한 정신없는 전개다.
이날까지 방송된 '기황후'의 숨가쁜 전개는 황궁에서의 일전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드라마 초반의 다양한 재미를 잊게 만드는 '돌격 전개'가 과연 앞으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을지는 미지수다.
김보희 기자 interview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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