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아무도 머물지 않았다’ 관객과의 대화-"여성은 옷에 얼룩 묻히지마라"
[현장] ‘아무도 머물지 않았다’ 관객과의 대화-"여성은 옷에 얼룩 묻히지마라"
  • 유이청
  • 승인 201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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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해 얘기를 나누는 한프랑스문화원 다니엘 카팔리엥 담당관.

【인터뷰365 유이청】지난 12월 26일 개봉한 ‘아무도 머물지 않았다’(The Past)를 보러 간 관객이 2주일 만에 1만 명을 넘었다.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를 연출한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과 지난해 칸영화제 여우주연상(베레니스 베조) 수상작이라는 점 등등이 영화를 찾아서 보는 사람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파르하디 감독의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는 아카데미상, 골든글로브상을 포함해 70여 개의 영화 관련상을 수상한 화제작이다.


전처 마리와 이혼을 하기 위해 파리에 온 아마드가 마주치게 되는 사람들, 관계들, 감정들, 과거들이 촘촘하게 엮어져 있는 이 영화는 심플하면서도 지루하지 않게 관객들과의 130분을 채운다. 그러고도 자리에서 일어서는 관객들이 남긴 여운이 여전히 좌석을 맴돈다.

4년만에 파리에서 다시 만난 아마드와 마리.

영화가 상영되기 시작하고 열흘 후인 지난 7일 관객들이 꼬리처럼 달고 있는 이 영화의 여운을 풀어내는 자리가 마련됐다. 주한프랑스문화원과 아트나인이 주최한 시네프랑스 관객과의 대화 시간이었다. 평일 저녁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객들이 참여했으며 특별히 프랑스문화원 담당관인 다니엘 카팔리엥이 참석했다.


질문에 나선 관객이 우선 사미르의 세탁소에서 손님의 옷에 얼룩을 묻힌 사람이 누구인지를 묻자, 영화사 측은 “파르하디 감독의 나라인 이란에서는 어떤 부위에 얼룩이 묻었는지까지도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한다. 아마 사미르의 어린 아들 푸아드가 장난치다가 묻힌 것 같은데, 이 영화에서 모든 오해의 근원이 되어버린다”고 영화적인 답변을 했다.


국내 제목이 원제인 ‘The Past(Le passe)’와 너무 다르게 지어진 데 대해서는 “이란에서 파리로 돌아왔지만 머물지 못하는 아마드와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 보내는 마리처럼 결국 누구도 머물지 않는다는 뜻에서 지었다”고 답했다. (하지만 여전히 지나치게 시적으로, 지나치게 원제의 뜻을 넘어 지어진 제목이다.)

아마드와 마리를 둘러싼 사람들.


원제를 ‘지난날’라는 뜻으로 지은 것에 대해서는 다니엘 카팔리엥이 파르하디 감독의 뜻을 전했다. 그는 “칸영화제에서 파르하디 감독이 현재에 사는 사람은 과거를 잊으려 하지만 과거는 잊혀지지 않는 것이고, 또 이 영화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기법을 차용했기 때문에 ‘지난날’이라 지었다고 했다”고 밝혔다.

어떤 결말도 짓지 않고 열려진 채 끝나는 영화의 엔딩에 대해서 카팔리엥은 “이 영화는 열린 결말이다. 하지만 등장인물들의 상처도 결국 치유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영화 자체가 우리의 상처도 치유해 줄 것 같다”는 감상평을 남겼다.

예정 시간을 넘겨 진행된 이날 관객과의 대화는 카팔리엥의 재치 넘치는 마무리로 끝났다. 카팔리엥은 “여성들은 옷에 얼룩을 묻히지 말고 남성들은 이메일을 보내지 마라”라며 영화 스토리에 빗대 말을 맺었고, 관객들은 웃음과 박수로 동의를 표했다.

유이청 기자 interview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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