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의 자연산책】눈 덮인 높은 산을 오르는 재미와 흥취는 등산객만이 맛볼 수 있는 즐거움이다. 이 산 저 산이 다들 저마다 특별한 산세와 경관을 지니고 있지만 높은 산을 등산객들이 선호하는 것은 그만한 묘미가 있기 때문이다. 살을 에는 엄동설한의 추위를 무릅쓰고서라도 힘들게 도전할 가치가 있고도 남는 것이 눈 내린 산행이 아닌가 한다. 그것을 모르면 겨울 산행을 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고산에서 즐기는 설경이 천하의 별유선경이라 해도 잠시뿐이다. 숨을 헐떡이며 정상에 오르면 더 이상 오를 것이 없어 내려가는 길밖에 없다. 아름답던 눈꽃도 햇볕을 쬐면 금방 사라진다. 한번 올라간 권좌는 영원히 보장되는 일이 없고 너나없이 기득권을 사수하려 물불을 가리지 않고 난리법석을 떨어 보았자 때가 되면 어쩔 도리 없이 내려놓아야 하는 것이 세월과 환경의 규칙이고 법칙이다.
욕심과 집착은 형체가 없는 관념의 세계이므로 물건처럼 버린다고 해서 버려지는 게 아니고 내려놓는다고 해서 내려지는 게 아니다. 그런데도 흔한 말로 마음을 비웠다느니 뭐니 한다.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다. 고도의 자제와 극기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세상이 하수상한 것은 1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다. 무주구천동 덕유산의 멋들어진 설경 또한 세월이 간들 무엇이 다를까.<사진/ 서경교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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