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중2 아들의 치열한‘게임’전쟁
엄마와 중2 아들의 치열한‘게임’전쟁
  • 서인동
  • 승인 2013.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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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 몰두하고 있는 중2 아들

【인터뷰365 서인동】예상대로 올핸 아들과의 신경전으로 짧디짧은 가을이 아파트 담벼락 옆으로 조용히 비껴가고 있다.


한 대상에 대해 극명하게 애증이 대립되는 양측이 가족관계라면 이건 비극이다. 게임은 이러한 비극의 가장 대표적인 제재일 것이다.


좀처럼 날 선 대립각이 완화되지 않는 아들과 엄마의 생각을 각자의 글로 놓아 본다. 성장통이 한창인 중2 아들과 그게 힘겨운 중년 엄마가 택한 소통의 방법. 우리 모자의 이러한 시도가 좋은 해결의 시작이 되길 바란다.


게임에 대한 엄마 생각


아들 가진 부모가 가장 싫어하는 단어를 고르라면 단연 ‘게임’이 압도적이지 않을까? 필자만 해도 게임혐오론자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게임을 미워한다. 반면 아들은 인간이 만든 최고의 걸작품이라며 게임을 지독히도 사랑하는 게임예찬론자이다.


필자에게 게임의 장점을 말하라면 '없다'라는 대답이 진심이다. 인색하달지 모르지만 필자는 게임의 백해무익을 주장한다.


그래도 굳이 게임의 장점을 반드시 하나만 들라고 한다면 부모가 편하다는 것이다. 피곤한 일상에서 잠시라도 편한 시간을 누리려는 부모의 이기심이 발동되면 게임을 허락한다. 이러한 타이밍을 잡는데 아이들은 천재적인 소질을 발휘한다. 집에 손님이 오시거나 친구가 있다거나 시험을 보았거나 칭찬받을 일이 있을 때, 여지없이 무장해제한 부모 앞에서 아이들은 “엄마, 게임 좀..”이다. “그럼, 조금만 해”는 결코 기꺼운 대답일 수가 없다.


게임, 물론 재미있어서 할 것이다. 그렇다면 재미없어지면 안할까? 그건 아니다. 계속 게임을 하다 보면 재미를 떠나 습관적으로 게임에 의지하게 된다. 처음엔 오락이었던 것이 나중엔 시간만 나면 찾게 되는 것, 차차 시간을 내서라도 할 수 밖에 없는 괴물이 되어간다.


문제가 되는 게임의 단점들만해도 중독, 학업 부진, 사색 방해, 대화 단절, 인간성 상실, 집중력 약화, 감정조절 장애, 현실성 결여, 사회성 부족, 도덕성 약화, 건강 악화, 정서 불안 등 심각한 정도이다.


이에 게임은 마약과 진배없다는 게 필자의 결론이다.


게임에 대한 중2 생각


부모님들을 포함한 모든 어른들은, 아이들의 게임을 반대하고, 공부하는 아이들의 부모는 아이가 컴퓨터 게임을 하는 것을 보면 심지어 돌아버린다고도 말한다. 나도 공부를 열심히 하려는 아이 중에 속하는데, 컴퓨터 게임이 그리 나쁜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중독된 아이들을 제외하고 말이다.


부모님들이 컴퓨터 게임을 반대하는 이유 중 첫 번째는 바로, ‘공부에 방해가 됨’일 것이다. 그러나 이는 경우에 따라 참이 될 수도 있고 거짓이 될 수도 있다. 주체할 수 없이 게임을 하는 아이들이 공부를 하다가 게임을 하면 당연히 공부에 방해가 될 것이다. 그러나 가끔씩, 할 일을 모두 하고 게임을 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공부하는 아이들이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게 되면, 운동을 하고 나서 금방 힘들어져 다음 공부를 하기 힘들어진다. 그에 비해 컴퓨터 게임은 피로가 덜 쌓이게 되고, 친구들과 만나서 게임을 함으로써 스트레스를 풀 수 있게 된다. 나도 경험을 해봐서 하는 말이다.


두 번째 이유는 아마 게임은 아이의 정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거라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보통 청소년기에는 ‘이성’이라는게 생기기 마련이다. 물론 현대 사회에서 폭력적, 선정적 게임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가상 공간과 현실 세계는 엄연히 다른 세계이다. 그런 것만 구별할 줄 안다면 청소년기의 정서에 영향을 거의 끼치지 않을 것이다. 세 번째 이유는 자식의 관심이 모두 컴퓨터 게임으로만 갈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보통 재미있는 컴퓨터 게임을 시작하게 되면, 그것에 푹 빠지게 되고 초기에는 많이 하게 된다. 그래서 모든 관심이 컴퓨터 게임으로 쏠리기 마련이라고 생각하는데, 컴퓨터 게임을 하면서도 친구들과 가족들과 대화를 하면서 살면 가족관계와 친구관계도 지켜나가게 되며, 그와 동시에 스트레스도 해소할 수 있다.


솔직히 나도 초등학교 4-6학년 때까지만 해도 게임을 엄청 많이 했다. 학교 갔다 오면 모든 것을 제쳐두고 게임만 한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중학교에 들어오면서 점차 욕구와 당위를 구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결국 지금은 게임을 거의 하지 않는다. 그러나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끝나고 친구들과 게임을 하기는 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게임을 지나친 해악으로 여기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자주 하면 나도 모르게 중독이 되겠지만, 가끔 하면 활력이 된다. 또 멈추는 선에 대한 조절 능력 정도는 있다. 게임은 우리들의 문화이고 사회생활의 일부이다. 불법이나 비행이 아니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


게임을 가운데 둔 엄마와 아들 사이에 기가 막힌 접점이 생길 지, 지리멸렬한 평행선이 지속될 지는 좀 더 지켜보아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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