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정수형】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1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황영조 대한육상경기연맹 마라톤경보 기술위원장이 평탄한 코스, 무더운 날씨, 변형 순환 코스를 극복하는 것이 마라톤 종목에서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자 마라톤 팀의 연습 레이스를 차량으로 따라가며 지켜본 황 위원장은 코스에 대해 “심한 경사가 없이 평탄한 코스”라고 평가하며 오히려 이 점이 선수들에게 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코스가 평탄하다 보면 선수들이 자기도 모르게 오버 페이스하기 쉽다는 분석으로, 극한의 체력을 요구하는 마라톤의 특성상 페이스 조절은 레이스 성패와 직결된다.
황 위원장은 대구의 무더운 날씨가 ‘쉬운 코스의 역설’을 강화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훈련이 후반으로 접어들수록 선수들의 체력저하가 두드러졌다는 그는 “무더위 속에 쉬운 코스를 만만히 보고 초반에 페이스를 너무 올렸다가는 후반에 크게 데미지를 입을 수 있는데 한번 체력이 꺾이면 상당히 어려워질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변형 순환 코스에 잘 대비해야 한다는 주문도 잊지 않았다. 이번 대회는 15km구간을 두 바퀴 돈 뒤 12.195km를 더 도는 순환 코스를 채택하고 있다. 국제대회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방식이 아니어서 선수들이 낯설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황 위원장은 “변형 순환 코스는 팬들이 훨씬 재미있게 마라톤을 즐길 수 있고 선수들 입장에서도 많은 응원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폭염 속에서 체력적인 한계와 싸우는 마라토너들이 출발점을 다시 지나는 동안 포기하고 싶은 욕망과도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2바퀴를 돌아 30km에 이르는 지점이 이번 대회의 승부처가 되리라는 게 황 위원장의 생각이다.
한편 세계선수권대회 마라톤 사상 역대 최고 온도를 기록했던 2007년 오사카 대회에서는 남자 출전선수 85명 중 28명이 레이스 도중 기권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정수형 기자 soo02@interview36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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