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로 듣던 ‘산체스네 아이들’ 다시 책으로
재즈로 듣던 ‘산체스네 아이들’ 다시 책으로
  • 유이청
  • 승인 2013.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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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365 유이청】20세기 빈민 연구의 고전이라 일컫는 ‘산체스네 아이들’이 50주년을 맞아 국내 완역 출판됐다. 이 책은 이미 1978년, 1997년 두 차례 번역 출판된 적이 있다.


귀동냥으로라도 재즈를 들은 사람들이라면 누구든 척 멘지오니의 ‘산체스네 아이들’을 흥얼거릴 것이다. 현존하는 최고의 재즈 아티스트라는 평을 듣는 척 멘지오니가 연주한 이 곡은 영화 ‘산체스네 아이들’(1978)에 삽입된 꼰수엘로의 테마곡이다.


영화 ‘산체스네 아이들’은 1960~70년대 멕시코 빈민가에 사는 어느 일가족의 이야기다. 아내 잃고 직장까지 쫓겨난 가장 헤수스 산체스와 그의 두 아들, 두 딸들의 반목과 갈등과 화해가 그려져 있다. 판잣집 방 한 칸에 살고 있는 이들 가족은 음울하고 암담하다. 아버지 헤수스는 독재적인 성격에 어긋난 두 아들은 도박꾼과 깡패, 딸 하나는 미혼모가 된다. 큰딸이자 영화의 화자(話者)이기도 한 꼰수엘로는 스튜어스가 되어 이 집에서 나가는 것이 유일한 희망이다. 멕시코 감독 홀 바틀렛이 연출하고 아버지 산체스를 안소니 퀸이 연기해 전세계 영화계의 이목을 집중하게 했던 수작이다.


영화와 음악을 있게 한 원전은 '산체스네 아이들'(The Children of Sanchez)이다. 미국의 저명한 인류학자 오스카 루이스가 쓴 이 책은 루이스가 아내 루스와 함께 멕시코시티 빈민가에서 살아가는 가족의 생애를 4년간 인터뷰해 기록한 것이다. 인류학적 보고서라기보다는 기록문학의 성격도 띤, 소설과 인류학 논문의 중간 형태의 책이다.


영화에서는 꼰수엘로가 화자로 등장하지만 책에서는 산체스네 가족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그들만의 언어로 생생하게 들려준다. 아버지 헤수스 산체스와 마누엘, 로베르또, 꼰수엘로, 마르다 등 네 아이들은 저자의 인위적 해석 없이 일인칭 서사 형태로 자신만의 다사다난한 인생사를 전한다.


1961년 발간된 이 책은 멕시코 빈곤층의 삶이 생생하게 드러난 탓에 출간과 동시에 논쟁에 휩싸였다. 멕시코 지리학·통계학협회는 법무부에 외설과 명예 훼손 명목으로 저자를 형사 고발해달라고 청원하기도 했다.


2011년 발간돼 최근 국내 번역 출판된 50주년 기념판에는 인류학자 마거릿 미드가 책에 관해 쓴 편지와 수전 M. 릭든이 쓴 개정판 서문과 후기가 포함됐다.

유이청 기자 interview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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