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은 내 친구' 14살 선웅이
'뱀은 내 친구' 14살 선웅이
  • 조현진
  • 승인 2008.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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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이 무섭다는 편견을 버리세요 / 조현진



[인터뷰365 조현진 / 사진 김우성] 서울 지하철 7호선 반포역에서는 겨울방학을 맞아 <곤충, 파충류 체험박람회>라는 이색행사가 한창이었다.(3월 2일까지 계속된다.) 이 체험박람회의 특징은 관람객들이 곤충과 파충류들을 눈으로 보는 것 만이 아니라, 실제로 만질 수 있는 행사라는 것이었다. 행사장에서는 많은 아이들이 장수풍뎅이, 사슴벌레 같은 곤충들을 손 위에 올려놓고 신기해 했을 뿐 아니라, 인공적으로 만든 작은 연못에서 직접 개구리와 올챙이를 만지고 있었다.



행사장 한 켠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은 역시 <뱀 체험 전시장>이었다. 쳐다만 봐도 소름이 돋을것만 같은 뱀들이 10여종 이상 투명한 전시상자 안에서 꿈틀대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한 소년이 전시상자의 뚜껑을 열더니 길이가 무려 2미터나 되는 ‘알비노 버미즈 파이손’이란 구렁이를 꺼내들고 관람객들에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14살의 뱀을 설명하는 소년 김선웅 군을 만났다. 인터뷰 내내 그는 그 큰 뱀을 몸에 두르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군산 산북중학교 2학년 김선웅입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부천에서 하는 파충류 박람회에 갔다가 처음 뱀을 만져봤는데 느낌이 아주 좋았어요. 그 후부터 집에서 ‘비어디 드래곤’을 키우고 있구요.”



뱀을 보고 징그럽거나 무섭다는 생각은 들지 않느냐고 물었다.



“아니요. 무섭다는 느낌을 가져본 적은 한 번도 없어요. 그냥 부드러운 가죽을 만지는 기분이예요. 그리고 뱀은 강아지나 다른 애완동물에 비해 아주 깨끗한 동물이예요. 냄새도 안 나고요.”


전라북도 부안곤충농장영농조합이 주관하는 이번 체험박람회에 선웅이가 ‘뱀 가이드’가 된 이유는 그의 부안 영농조합원인 아버지가 이번 행사에 함께 참여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래서 선웅이는 지금 아버지와 겨울방학동안 서울에 머물고 있는 것. 선웅이가 뱀들을 설명하는 동안 어린이들은 신기하고, 두려운 눈으로 선웅이 근처에 서서 조심스레 뱀을 만져보고 있었다. 선웅이는 뱀 가이드를 하면서 제일 힘든 일이 뭐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제일 힘든 건 어린이들이 말을 잘 안 듣는 거예요. 여기에 물론 독사는 없지만 그래도 뱀한테 물리면 아프거든요. 뱀도 사람하고 똑같아서 머리를 만지면 스트레스를 받아요. 그래서 어린이들한테 절대로 머리를 만지지 말라고 해도, 말을 안 듣는 친구들이 많아요. 사람들이 뱀을 무서워하는 것처럼 사실 뱀의 입장에서 보면 자기를 툭툭 건드리는 사람들이 얼마나 무섭겠어요?”


선웅이는 뱀이 무섭다는 것은 사람의 편견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래서 선웅이는 커서 사람들이 가진 이 편견을 없애는 일을 하면 좋겠다는 꿈이 있다고 말했다. 그것이 구체적으로 뭘까?



“저는 방송국 PD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사람과 동물들이 교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어요. 그럴려면 공부를 잘해야 하는데 지금은 성적이 중간밖에 안돼요.”



선웅이는 안고 있던 큰 뱀을 다시 전시상자 안에 넣은 후, 가방을 들었다. 오래오래 뱀하고 친구가 되고, 꿈인 방송국 PD가 되어서 사람들이 가진 뱀에 대한 편견을 없애려면 지금은 학원에 공부하러 가야 한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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