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의 900승
김성근의 900승
  • 정종화
  • 승인 2007.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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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연구가 정종화의 <9회말 2아웃>


지난 6월28일 인천의 문학경기장에서 SK는 롯데를 10대2로 물리치고 8연승을 달리며 김성근 감독에게 통산 900승을 선물하였다. OB베어스를 시작으로 하여 태평양, 삼성, 쌍방울, LG를 거치며 올 시즌 전까지 862승을 올렸던 김성근 감독은 삼성의 김응룡 전 감독의 1476승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900승 감독이 되었다.


일본서 고3때 재일동포 모국 방문팀의 선수로 뽑혀 처음으로 조국의 당을 밟은 김성근은 이 순간 영원히 고국에서 야구생활을 하기로 다짐하였다고 한다. 일본 경도계고(京都桂高)를 졸업 후 모국으로 와서 부산 동아대를 거쳐 교통부와 중소기업은행에서 선수로 활약한 후 30세에 기업은행 3대감독으로 지휘봉을 들었다.


자신을 내성적이며 이기주의자라고 말하는 김 감독은 일본에서 자라면서 받은 모진 눈총이 오늘의 자기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가 71년 기업은행의 감독이 되었을때 선수들로는 대형포수 박해종을 비롯해 최주억, 한광홍, 유태종, 이건웅, 박수부등이 주요 선수들이었고, 윤동균과 최재봉은 육군에 입대하였던 참이었다.


김감독은 재임기간 중 실업야구 페넌트레이스에서 통산 50승 52패 10무의 전적을 남겼는데 우수한 선수가 팀에 공헌할 전성기가 되면 군에 입대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변칙적 선수기용을 할 수밖에 없었으며 그때의 방식이 지금까지 어쩌면 이어지는 것이라고 김 감독은 말한다.


호시곤!

일본발음으로 김성근 감독을 일컫는 말이다. 69년 마산상고에서 고등학교 감독생활을 경험한 그는 충암고와 신일고에서 청소년을 지도하며 특히 1977년에는 역경을 거치고 충암고를 <봉황대기>정상에 올려놓기도 하였다. 그해에 SK감독을 역임한 조범현이 최우수선수에 뽑혔고, 기세봉이 우수투수, 정용락이 0.533의 고타율로 타격상을 받았다. 이근식 역시 타격2위 오르며 봉황대기는 말 그대로 ‘충암고 잔치’가 되어버렸다.


선수로써의 김성근 역시 화려했다. 그는 62년과 63년 연속으로 실업야구 최우수투수상을 받았으며 64년에는 20승을 거두었고, ‘노히트노런’을 기록하는 영예도 안았다. 그러나 지나친 혹사로 인해 어깨에 이상이 생겨 67년 일찌감치 투수생활을 마감하고 1루수로 활약하기도 하였다.

16시즌만에 900승을 달성한 것도 ‘경기가 끝나고 코치들이 얘기해줘서 알았다.’라고 말한 김성근 감독은 지난 15시즌동안에 8차례나 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렸지만 한국시리즈 진출은 2002년 LG 트윈스 한번 뿐이어서 포스트 시즌에 약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필자와 동갑내기인 42년생. 65세의 김 감독은 조용하고 행동이 적지만 게임에 임하여서는 불꽃같은 눈동자로 그라운드를 주름잡는 야구의 마술사라고 할 수 있다. 부전자전이란 말이 어울리듯이 아들 김정준씨도 야구선수의 꿈을 접고 현재 SK 와이번즈 운영팀에서 팀에 우승을 위해 일하고 있다.



이 글을 쓴 정종화는

잘 알려진 대로 자타가 공인하는 ‘영화연구가’이다. 그의 놀라운 ‘자료 수집력’과 그 자료를 이야기 할 때마다 등장하는 그의 놀라운 ‘기억력‘ 때문에 충무로에서 그는 <걸어 다니는 영화사전>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잘 모르는 그의 다른 전문분야는 바로 ‘야구’ 다. 그것도 그저 매니아 수준이 아니다. 그가 ‘야구계’ ‘월간 야구’ 의 편집장 출신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나의 인생의 5할은 영화, 나머지 5할은 야구>라고 밝히는 정종화에겐 영화만큼이나 많은 야구의 자료와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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