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그리스 비극이 우리 고유의 극양식인 창극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스릴러 창극 '장화홍련', 코믹 창극 '배비장전', 뮤지컬과 만난 창극 '서편제' 등을 통해 창극의 변화와 대중화를 시도 중인 국립창극단은 오는 22-26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르는 창극 '메디아'로 또 다른 실험에 나선다.
주로 판소리 다섯마당 등을 기반으로 제작되는 기존 창극과 달리 이번 '메디아'는 서양연극의 시원(始原)격으로 분류되는 에우리피데스의 그리스 비극을 창(唱)으로 펼쳐낸다.
'메디아'는 본래 조국의 보물을 훔치러 온 남자에게 반해 친형제를 죽이고 그를 위해 시숙부도 잔인한 방식으로 제거하며, 끝내 자신의 몸으로 낳은 두 아들마저 살해하는 악녀의 대명사격인 인물이다.
하지만, 이번 작품의 연출과 대본을 맡은 서재형-한아름 부부는 '과연 본성이 악한 여자였을까'라는 물음에서 시작해 '남편을 위해 악행을 뒤집어쓰지만 결국 버림받아 극단의 선택에 몰리는 여자'로 메디아를 해석한다.
그리고 이 그리스 비극과 우리의 창극이 맞닿는 지점을 '한(恨)의 정서'에서 찾는다.
제 손으로 극한의 비극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메디아의 한과 판소리 마디마디에 녹아있는 한, 이 두 가지의 본질은 같다는 것이다.
이번 작품에서 또 한 가지 특기할만한 점은 거의 모든 대사가 창으로 처리되는 '송스루(Song Through)' 방식으로 전개된다는 것이다.
그리스 비극 특징 중 하나인 코러스(합창단)도 활용하는데, 이들은 전통 창극의 도창(창을 이끄는 사람)과 유사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국립창극단 간판스타로 꼽히는 박애리와 지난 1월 입단한 신예 정은혜가 '메디아'를 더블로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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