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l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Book l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마리
  • 승인 2008.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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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중독자 마리의 따지며 책읽기 / 마리



[인터뷰365 마리] 1,235 쪽의 책은 처음이다. 물론 이 책은 원래는 총 5권의 책이었다. 그런데 왠일인지 합본이 나왔다. 예전부터 이 시리즈에 도전해보고 싶었던 차였기에 올해 초 내 생일을 빙자해서 친구 몰리에게 선물을 받았다. 막상 배달되어 온 책을 보니 입이 딱 벌어졌던 것 같다.



한 일주일 여행갈 때 들고가서 마냥 읽다가... 잠오면 베고 자다가... 라면먹을땐 냄비 올려놓고 밥상대용으로 쓰다가... 벌레도 때려잡고. 뭐 아주 다양하게 이용될 것 같다는 생각을 문득 했었다.



유럽식 유머가 처음에 잘 와 닿지 않더라도 거듭될수록 웃음을 자아내는 익살과 끊임없는 수다...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상상력, 세상에 대한,,.사람에 대한 싸늘한 냉소...



책 안의 주인공들이 꼭 챙겨다니는 히치하이커의 필수품이라는 수건이 책과 함께 왔다. DON'T PANIC! 이라고 빨간 글씨로 쓰여진 하얀 타올이다. 이 책의 수많은 에피소들 중에 하나를 소개하자면, 이책의 주인공중에 하나인 아서와 펜처치는 자신들을 괴롭히는 알수 없는 의문을 해결할 방법을 찾다가 은하구역 QQ7 액티브J감마 구역에 있는 프릴리움타른 행성에 가면 하느님이 우주창조를 끝내고, 자신의 피조물들에게 보내는 마지막 메세지가 있다는 것을 알아낸다. 그 메세지는 쿠엔툴르즈 쿠아즈가르 산맥에 아주 웅장하게 새겨져 있다는 말을 듣고 그들은 우주선을 얻어타는 히치하이킹을 해가며 그 곳에 다다른다.



하느님이 우주창조라는 엄청한 일을 마친후, 자신의 모든 피조물들에게 남겼다는 그 메세지를 보면 자신의 존재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에 찬 두사람과 늘 우울했던 수명이 다한 컴퓨터로봇인 마빈은 드디어 그 산맥앞에 도달한다.



"준비됐어요? " 그가 펜처치를 보고 말하자,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영차 하고 힘을 합쳐 마빈을 양쪽에서 들어올렸다. 그들은 쿠엔툴루스 쿠아즈가르 산맥의 발치에 다다랐는데, 그 곳에는 산맥 꼭대기를 따라 불타오르고 있는 글자들이 쓰여 있었다. 글자들을 마주보는 커다란 바위위에 특히 잘 볼 수 있는 지점이 있었은데, 그것에는 글씨를 자세히 볼수있는 유료 망원경들이 있었지만, 그걸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글씨들은 천국의 신성한 빛으로 눈부시게 불타오르고 있었으며, 망원경으로 보면 망막과 시신경을 심각하게 손상할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경이에 차서 하나님이 피조물에게 보내는 마지막 메세지를 바라보았고, 천천히 이루 말할 수 없는 평온한 느낌에 사로잡혀다. 궁극적이고 완벽한 깨달음을 얻었던 것이다. 펜처치가 한숨을 쉬었다. "맞아요" 그녀가 말했다. "저거였어요"



그들은 족히 십분 동안 글자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가, 그제야 두 사람의 어깨 사이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마빈을 깨달았다. 로봇은 더이상 고개를 들 힘이 없어 아직 글자를 읽지도 못했다.



그들은 마빈의 고개를 들어올려 주었지만, 그는 자신의 시각 회로가 거의 다 망가졌다고 투덜거렸다. 그들은 동전을 찾아서 그를 부축해 유료 망원경 앞으로 데리고 가서 마빈이 글자 하나 하나를 차례대로 볼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첫번째 글자는 <불> 이었고, 두번째 글자는 <편> 이었고. <을> 이 그뒤를 이었다. 그리고 한칸이 떨어져 있었다.<끼> 다음에는 <쳐> .마빈은 잠시 쉬고 휴식을 취했다.



몇분후 마빈은 다시 글자를 읽기 시작했고 그들은 마빈이 <드> 와 <려> 까지 볼수있게 해주었다. 다음 글자는 <서> 였다. 마지막 단어가 길어서 마빈은 그 단어에 도전하기까지 한번 더 쉬어야 했다. 그 단어는 <죄> 로 시작했고 가음에는 <송>이었다. 그리고 <합> . 마지막으로 숨을 돌린후 마빈을 힘을 내어 마무리에 도전했다. 그는 <니> 라는 글자와 마침내 <다>를 읽었고, 휘청거리며 아서와 펜처치의 품에 쓰러졌다.



"저걸 보니... " 그는 마침내 부식된, 철컹거리는 흉곽 깊은곳에서 마지막 숨을 모아 이렇게 중얼거렸다. " 기분이 훨씬 나아졌어요. "




이번에는 마빈의 두 눈에서 빛이 진짜로 확실히 영영 꺼졌다. 다행스럽게도, 근처에는 초록색 날개를 가진 사람들에게 스쿠터를 빌릴수 있는 간이 매대가 있었다.



이런 이야기가 도대체 무어냐고? 1,235쪽이 아니라, 35쪽만 읽으면 당신도 이 히치하이커와 동행을 할 준비를 끝낼 수 있을 것이다. 분명히 그럴 것이다. 고이고이 보관하다가 우리 아들이 읽게 될 그날이 기대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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