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색채를 통한 이중주의 미학, 서양화가 배난영
빛과 색채를 통한 이중주의 미학, 서양화가 배난영
  • 배한성
  • 승인 2013.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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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365 배한성】자연의 섬세한 아름다움을 투영된 빛과 색채의 영원성을 통하여 의식의 세계와 무의식의 세계가 공존하고 있는 자연의 정적인 이미지를 은유하는 시적이면서도 서정적인 주제의 탐구에 천착해온 작가 배난영.

이번 전시에서 작품의 주요 모티브로 차용되는 해바라기와 나무의 고유한 풍경의 요소들은 대상의 형태와 화면의 이중적 구조가 상호간 소통하는 고도의 관념적이고 절제된 공간미를 제시하며 작가의 독자적인 예술적 표현 영역을 확장 시키고 있다. 작가는 이러한 초현실적인 경계를 넘나들면서 색채를 통해 화면을 가변적인 공간으로 환원하여 작가 특유의 무한한 인내와 섬세함으로 그가 자연에 대해 지닌 경외감을 입증하고 있다. 예술적 에너지가 결집된 작품에서의 빛과 색채는 작가에게 절대적 사유의 의미로 귀결되며 독창적인 공간을 구성하는 조형적 요소이자 개념으로 작용한다.

배난영의 작품세계는 자연적인 소재를 통한 표현의 예술적 함축미에 근거를 두고 있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자연의 이원성과 영적인 통일감은 예술의 궁극적인 목적인 경이와 평온의 순간을 구축하는데 있다.

작품에서의 나무는 작가의 표현대로 삶의 희망과 생명의 원동력이다. 상징적인 측면에서의 나무는 하늘과 대지의 총체이며 또한 정적인 생명에 반대되는 동적인 생명력을 나타낸다. 화면의 절제된 여백의 표현은 해바라기의 섬세함을 포착하면서도 작가가 관찰한 것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는 빛과 색채를 통한 이중주의 미학으로 승화되고 있다.

색채의 강렬함이 창조해내는 그 무엇에 압도되는 대담하고 극적인 작품의 풍부성은 해바라기와 양귀비꽃이 존재하는 순수한 형태의 아름답고 경이로운 공간으로 표출되어 시간너머에 있는 순간들과 조우한다. 이는 자연의 본질에서 추출된 잠재되어있는 다양한 인간의 감성을 은유하는 다중적인 심연의 공간이다.

작품에서 꽃은 우주와 생명의 상징으로 원초의 단순함과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는 무한한 공간이다. 빛은 최초의 창조물이며 인간이 빛을 경험하는 것은 궁극적인 존재와 만나는 것이다. 결국 빛은 시작과 끝에서 연결된다. 해바라기의 빛과 색채의 조형적 요소는 우주창조의 보편적인 원리이자 진리와 지성의 원천인 빛의 근원적인 탐구에 있다.

배난영의 작품은 극도로 풍부하고 복합적으로 자연의 힘과 에너지를 표현하고 있는데 이는 처음부터 예상되었던 일반적인 주제의 깊이를 탐구하기보다는 무언의 대화로 소통하는 시원적인 공간의 철학을 순간의 감동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그의 예술적 경향은 감각적이면서도 감성적으로 승화되어 꽃은 그 고유한 빛 속에서 응시의 대상으로 재현된다.

이전 전시회에서 볼 수 있는 배난영의 작품들
배난영의 해바라기 작품들은 바라보는 시점에 따라서 서로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는 공간과 그 공간 존재의 이중적 개념들 사이의 간극을 표현하고 있다. 해바라기의 원형은 작가에게는 자연적 이미지와 색채탐구의 주제로 등장하는 원으로 표현되며 중심 집중적 매체로서 하나의 중심에서 조직화된다.

원은 공간의 외부에서는 끝없이 확장되지만 내부에서는 정지 상태에 도달한다. 그러므로 작품에서 원의 이미지는 분할되지 않은 전체로 환원되며 이는 시간과 공간으로부터도 분리된다. 이러한 원은 공간의 깊이와 연속성을 지니며 그 존재론적 의미와 자연의 시원적 의미를 심도 있게 형상화 시키고 있다. 이렇듯 그는 작품에서 빛을 흡수하는 화면과 빛을 창출하는 화면의 대비를 통하여 철학적인 공간미를 형성하고 있는데 자연의 꽃과 나무의 심상 표현은 작가가 추구하고자 하는 예술적 이념으로 영감을 제공하는 창작의 원천이기도 하다.

더불어 작품에서 표현되는 나무들은 그저 한그루의 나무가 아니라 작품 속에 내재된 시각적 이미지를 외부의 요소에 의존하여 해석하는 형식에서 벗어난 순수한 시 지각에 의해 도출된 아름다운 시적 영상을 창출해내고 있다. 이러한 정형화된 회화의 형식을 거부하고 작가 특유의 조형어법으로 표현된 자연적인 이미지들은 마치 초현실적인 아름다움으로 표출된 인간의 잠재의식적 자아의 깊이를 측정함과 동시에 자연과 세계에 대한 인식을 풍부하게 하고 있다.

그의 작품의 탁월함은 관람객들로 하여금 자유로움과 평온 속에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과의 조화를 스스로 이루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작가특유의 아우라가 드러나는 그의 작품들은 자연의 소재들을 순간적으로 포착하여 화면에 시처럼 보여주고 있는데 이러한 정교한 관찰력과 아름다운 상상력이 그의 작품들을 명상적인 차원으로 확장시키고 있다.

이번 제14회 개인전에서 배난영 작가의 다채로운 작업 내용은 여러 해에 걸친 미국에서의 작품 활동에서 체득한 서구적인 예술 감각과 한국인의 미적 감각이 조화롭게 용해되어 표출되고 있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강렬한 색채의 양귀비와 해바라기 그리고 광활한 대지의 풍경들은 더욱더 생동감 있는 입체적인 명암의 변화로 우주적 시공간의 경계를 절묘하게 표현하고 있는데 이는 작가특유의 조형감각으로 우리의 상상력에 감각적인 광택을 부여하며 완벽한 밀도와 균형을 창출하고 있다. 그동안 다수의 초대 개인전에서 특유의 섬세하고 내면적인 깊이를 보여주는 작품들로 주목받은 바 있는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예술과 자연의 경계를 아우르는 이중주 화면구성으로 감성적인 미의 세계를 구현하고 있다.

배난영은 경희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고

The Art Students League of New York 수료했다.

서울, 뉴욕 등지에서 개인전을 14회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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