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김우성】서태지와 이지아의 이혼 사실 못지않게 14년 동안 결혼을 숨겼던 치밀한 ‘보안유지’ 역시 충격을 주고 있다.
서태지와 이지아는 1997년 미국에서 둘만의 결혼식을 올렸으며 2006년 이지아 혼자 이혼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아의 소속사 키이스트 측은 “은퇴한 서태지가 1996년 초 미국으로 건너갔을 때 이지아가 현지 적응을 도와주며 가까워졌고, 이듬해 결혼식을 올려 애틀랜타와 애리조나에서 결혼 생활을 했다”며 “2000년 6월 서태지가 컴백하자 이지아 혼자 지내다가 이혼 신청서를 제출, 2009년 이혼의 효력이 발효됐다”고 소문의 진상을 밝혔다.
소속사에 따르면 이지아는 1993년 미국 유학을 떠나 같은 해 LA에서 열린 한인공연에서 서태지를 처음 만났으며 이후 이지아는 미국에 서태지는 한국에 머무르며 편지와 전화로 연인 관계까지 발전했다. 소속사의 설명이 맞다면 이지아는 이혼을 결심한 후 연예계 문을 두드린 게 된다.
두 사람이 오랜 기간 결혼사실을 숨겨야 했던 이유는 서태지 특유의 ‘신비주의’ 전략과 무관치 않다. 서태지는 한국 가요계의 흐름을 바꿈과 동시에, 연예계에 신비주의를 처음 도입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전까지 가수나 배우들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차기 작품을 발표하기까지 꾸준히 연예계 활동을 유지하며 공백기를 두지 않았다. 극도의 신비주의로 일관하는 나훈아 역시 90년대 초중반까지는 지상파 토크쇼 등에 출연했었다.
서태지는 앨범 발표 후 일정 활동기간이 지나면 철저한 잠행을 전제로 휴식기를 가져 대중들의 애를 태웠다. 이러한 전략은 다음 앨범에 대한 기대를 더욱 부채질해 흥행에 영향을 미쳤다. 이후 스타의 상품성을 높일 수 있는 신비주의 전략이 연예계 전체에 유행처럼 번지게 됐다. 최근에는 딱히 신비주의가 필요하지 않은 연예인들까지 작품발표 시기에만 언론과 접촉하는 게 관례가 됐다.
14년 간 보안을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서태지의 잠행 노하우와 자금력이 거론된다. 하지만 시기가 길어지면서 상식선의 가정 유지가 힘들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누구에게나 축복받아야 할 결혼식마저 숨기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행복할 권리를 포기케 한 신비주의가 비극적 결말을 맺은 셈이다.
이혼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두 사람 사이에 자녀가 두 명 있다는 소문이 한때 나돌았던 것을 두고 ‘서태지와 아이둘’이라고 패러디하는가 하면, 서태지가 ‘문화대통령’이라 불리던 것에 빗대 이지아를 ‘문화영부인’으로 표현하며 두 사람에 대한 실망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김우성 기자 ddoring2@interview36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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