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마렐라의 힘!
줌마렐라의 힘!
  • 김경자
  • 승인 2011.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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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고, 돈있고, 똑똑한 아줌마들에게 거는 기대 / 김경자




【인터뷰365 김경자】줌마렐라는 아줌마의 ‘줌마’와 신데렐라(Cinderella)의 ‘렐라’를 합성한 단어로 경제적 능력을 갖추고 자신을 위해 시간과 돈을 투자하며 적극적으로 사회활동을 하는, 아줌마지만 신데렐라처럼 아름답고 진취적인 기혼여성을 일컫는 말이다. 개념은 미시(missy)와 유사하지만 미시가 젊은 기혼여성을 지칭한다면 줌마렐라는 가정과 육아경험이 풍부한 30대 후반부터 40대 후반을 주로 일컫는다. 최근에는 어느 드라마에 나온 여주인공처럼 백마 탄 왕자님을 만나 사랑과 경제력, 사회생활의 경험까지 얻게 되는 행운의 기혼여성을 지칭하는 말로도 사용되고 있다.

줌마렐라는 오늘날의 시장에서 대단한 파워를 가진 소비자집단 중의 하나다. 그들은 대부분 고학력에 자신만의 경제력을 가지고 있고 적극적인 성향의 소비자이다. 이들의 소비행태가 이전의 ‘그냥 아줌마’들과 다른 점은, 이들은 가족과 자녀를 위해 대리소비를 하는 것 외에 자신을 위해서도 많은 돈을 쓴다는 점이다.

이들의 파워가 가장 두드러지는 분야는 자신의 외모를 관리하기 위한 패션과 미용 분야다. 20대 모델이 판치던 화장품 모델업계에 40대 모델이 등장해 ‘잘만 관리하면 나이를 되돌릴 수 있다’고 속삭이고 화장품 회사는 30~40대를 위해 고가의 안티에이징 제품을 개발해 재미를 보고 있다. 꽃꽂이나 요리학원이 아닌 재즈댄스 강의나 헬스클럽에서도 30, 40대의 여성들이 증가하고 있다.

외모관리를 통해 온통 자신감을 갖춘 줌마렐라들이 그 다음에 가는 곳은 여행사나 공연장이다. 주말을 이용해 홍콩이나 도쿄로 밤도깨비 여행을 다녀오고 강원도의 고급 펜션에서 여고동창회를 연다. 공연장에서도 줌마렐라는 환영받는 주요 집단이다. 많은 영화관들은 줌마렐라 고객을 끌어오기 위해 오전시간에 4,5명 이상의 단체 아줌마 고객에게는 일정액을 할인해준다. 줌마렐라 전용 공연열차가 생기고 줌마렐라를 주요타겟으로 한 뮤지컬이나 콘서트도 활발하다. 2007년과 2008년 성황을 이룬 이문세의 동창회 콘서트, 요즘 다시 부활한 ‘세시봉’ 멤버들의 귀환은 단언컨대 단연 줌마렐라들 덕분이다.


줌마렐라들은 한 때 젊은이들의 소비무대였던 패션과 여행과 공연현장을 누비면서 아직도 자신이 나이 들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싶어한다. 오늘날 외모는 경제력과 자기관리능력을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들은 젊은이들과 같은 소비현장에서 어울리고 그들과 격의 없이 소통함으로써 자신의 젊음을 연장하고 녹슬지 않은 능력을 과시한다. 확실히 오늘날의 40대들은 우리가 아이들일 때 보았던 40대에 비해 10년 이상 젊어 보인다. 충청도의 시골구석에서 자란 내가 기억하는 40대는 뽀글거리는 파마머리에 월남치마를 입고 얼굴에 이미 굵은 주름이 자리하고 더러는 일찍 본 손자를 안고 있는 그런 모습이다. 그런데 15년 전 졸업해 직장을 다니다가 아이 때문에 퇴사했다며 이제 막 40이 되어 며칠 전 학교에 찾아온 내 제자는 아직도 20대 후반으로 보인다.



그리고 줌마렐라들은 외모뿐만 아니라... 확실히 하는 행동도 생각하는 것도 젊어 보일 때가 많다. 회사에서, 엘리베이터에서, 지하철에서, 음식점에서, 주차장에서, 나의 우아함과 나의 기를 살리기 위해 옛 어른의 눈으로 보기에 정말 어른답지 않게, 다시 말해 미성숙하게 행동하는 줌마렐라들을 만난다. 물론 나는 어느 한 시대의 주인은 그 시대에 30-40대인 사람들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30, 40대의 가치관과 행동은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다듬어지고 발전되어 온 것이라는 것, 그래서 아마 그 시대의 ideal norm일 수도 있다는 것에도 동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젊고 예쁘고 돈도 있고 똑똑하기까지 한 줌마렐라들의 관심사가 단지 패션과 홍콩 밤도깨비 여행과 소셜커머스와 뮤지컬만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나아가 자기의 자식과 가정에 국한된 것도 아니었으면 좋겠다. 두둑한 지갑을 지닌 똑똑한 소비자들로서 시장트렌드를 리드하고 새로운 생산적 소비문화를 창출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아마도 그들이 할 수 있는 만큼 원 없이 멋있어지고 나면, 아쉽지 않을 만큼 여가를 누리고 나면 새로운 가치를 위해 눈을 돌리지 않을까? 주부로서의 섬세함과 배려, 커리어 우먼으로서의 능력, 그리고 아직도 건강한 신체와 젊은 마인드로 새로운 문화를 엮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시장은 물론 가족도 국민도 정부도 줌마렐라들의 우아한 가치와 문화를 이해하고 벤치마킹하고자 나설 수도... 2011년 새 봄에 기대해보는 줌마렐라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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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자

소비자경제 전문가, 서울대 소비자학과에서 학석사를 마치고 일리노이주립대에서 '소비자경제학' 박사학위 취득, 현 카톨릭대 소비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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