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 산천어축제 포기, 박수 받아야 하는 이유
화천 산천어축제 포기, 박수 받아야 하는 이유
  • 김우성
  • 승인 2011.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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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축제 의미 되돌아봐야 할 때 / 김우성



【인터뷰365 김우성】 해마다 1백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다녀가며 한국을 대표하는 지역축제로 자리매김한 ‘화천산천어축제’가 구제역 여파로 인해 전면 취소됐다. 축제 컨셉에 딱 맞는 기후가 연일 이어지고 있었고,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하려던 뜻 깊은 찰나에 내려진 결정이라 안타까움을 더한다.

한국전쟁 당시 격전지였던 화천군은 강원도 중부 전선을 책임지는 대규모 병력이 주둔하고 있는 까닭에 그동안 군사지역 이미지를 지우기 힘들었다. 그러던 2000년대 초반, 화천군의 겨울 강추위를 적극 활용한 ‘얼음나라 화천 산천어축제’가 기획됐고 첫 회 20여만 명 선이던 방문자 수가 해마다 입소문을 타고 불어나더니 지난해에는 무려 130만 명이 넘는 인파가 화천의 겨울비경에 흠뻑 취하고 돌아갔다. 문화관광부에서는 지난 12월 ‘문화관광 최우수축제’에 산천어축제를 선정하며 외양만큼이나 내실 있는 축제임을 공인했다.


그런데 화천군의 산천어축제 취소 결정이 난 후, 일부에서 볼멘소리가 흘러 나왔다. 같은 도내 스키장들은 외지인들로 발 딛을 틈 없이 북적이는데 왜 하필 화천만 과잉반응이냐는 불만이었다. 힘들게 마련한 스케줄과 예약이 하루아침에 엎어진 데 따른 혼란으로 얼마든지 제기할 수 있는 의견이었다.

하지만 속내를 좀 더 살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우선 화천군의 지리적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 이번 구제역 파동의 진원지는 안동으로 알려졌지만, 구제역 대란을 가장 심하게 앓고 있는 지역은 경기 북부와 강원 내륙 지역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시각 해당 지역에서는 영하 10~20도를 넘나드는 한파에도 군, 경, 관이 총출동해 3중 4중의 방역망을 구축하고 있으며, 얼마 전에는 연천에서 방역지원을 하던 장병이 사망하는 일까지 있었다. 방역 현장 분위기는 ‘전쟁’에 다름 아니다. 화천은 구제역 발생지역임과 동시에, 경기북부와 경계선을 마주하고 있고, 강원도 내 다른 구제역 발생지역에 둘러싸여 있다. 방역에 총력을 기울인다한들 사방팔방에서 드나들게 될 방문객과 차량을 감당한다는 게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닌 것이다.

지역축제와 레저시설의 차이도 따져볼 일이다. 지역축제는 지자체에서 주관한다. 반면 레저시설은 민간기업 소유다. 책임 주체가 다르고 책임의 강도에는 더욱 차이가 있다. 축제가 취소되면 어느 정도 손해가 따르더라도 남는 자본과 인력은 결국 지역을 위해 쓰일 것이다. 주최 측에서는 대의를 위한 희생을 해서 위험요소를 철저히 차단하는 편이 장기적으로 더 이익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



그렇다 해도 화천군이 결단을 내리기까지는 고심을 거듭한 흔적이 역력하다. 당초 8일에 열릴 예정이던 축제를 15일로 연기했던 주최 측은 축제 개막을 목전에 둔 11일에서야 긴급히 행사취소를 발표했다. 지역이미지 제고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1년의 결실을 마지막까지 포기하기 힘들었음을 짐작케 한다.

‘지역축제’는 지역의 풍족한 자원과 생산물 수확을 축하하여 벌이는 행사다. 밑바탕에는 농민들의 번영과 행복이 자리하고 있다. 지금 다른 한켠에서는 상당수 농민들이 채 생산되지 못한 자원들을 강제 살처분하며 깊은 시름에 빠져있다. 이런 농민들의 마음을 주최 측이 헤아리지 않았을 리 없다. 황금알을 포기한 산천어축제가 박수 받아 마땅한 이유다.



김우성 기자 ddoring2@interview36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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