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지 끌고 스스로 귀가하는 똑똑한 일소
달구지 끌고 스스로 귀가하는 똑똑한 일소
  • 김철
  • 승인 2010.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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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사계와 삶의 이미지 / 김철



【인터뷰365 김철】 소는 동작이 재빠르지 못하고 느린 것이 특징이다. 주인이 아무리 가혹하게 일을 시켜도 저항하지 않고 순순히 따른다. 소를 가리켜 우둔하다거나 우직하다고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어떻게 기르느냐에 따라 소의 행동은 달라질 수 있다. 어린 송아지 때부터 코뚜레를 꿰어 일소로 기른 소는 주인의 지시를 잘 따르는 순종형인 반면에 싸움소로 훈련된 소는 저돌적이고 사납기 짝이 없는 공격형이 된다. 우리나라의 전통 소싸움에서 볼 수 있는 소와 스페인의 투우경기장에 등장하는 소들이 그러하다.


소는 일반적으로 성질이 온순하지만 일하는 동작이 미련한 탓에 제대로 부리기 위해서는 코뚜레와 연결된 고삐를 이용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잘 훈련된 일소라 해도 움직일 때는 고삐를 항상 손에 쥐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마치 운전자가 자동차의 핸들을 놓는 것처럼 원하는 방향으로 가게 할 수 없다. 그러나 똑똑한 소는 채찍으로도 이용되는 고삐를 쥐고 있지 않아도 제 갈 곳을 용케 찾아갈 줄 안다. 볏짚이 잔뜩 실린 달구지를 끌고 스스로 집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는 일소를 보면 예사롭지 않다.


소에게 힘을 보태기 위해 뒤에서 달구지를 미는 연로한 촌로의 안간힘은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고향 마을에서 본 이런 모습은 동물의 귀소성을 떠나 인간과 소의 교감을 보는 것 같다. 소는 다른 어느 가축 못지않게 주인을 알아보고 곤경에 처하면 눈물을 흘릴 줄도 안다. 농경사회에서 우공(牛公)으로 받들며 가족처럼 대하던 일소는 해를 거듭할수록 사라지고 있다. 축산농가에서 육우로 대량 사육하는 요즘의 한우는 그저 세계적으로 값비싼 한국산 쇠고기의 대명사일 뿐이다. 볏짚을 나르는 일소가 새삼 대단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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