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찮은 탱자도 알고 나면 유용하다
하찮은 탱자도 알고 나면 유용하다
  • 김철
  • 승인 2010.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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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사계와 삶의 이미지 / 김철



【인터뷰365 김철 먹자니 먹을 게 없고 버리자니 아까운 게 탱자다. 탁구공만한 작은 크기에 씨앗만 잔뜩 들어있는 반면에 강한 향기와 신맛만큼은 군침을 돌게 할 만큼 특별한 탓이다. 예부터 탱자는 하찮은 과일로 간주했다. 환경에 따라 사람이나 사물이 변질된다는 의미의 ‘귤화위지(橘化爲枳)’는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는 중국의 재미있는 고사다. 춘추전국 시대에도 이미 탱자가 과일 취급을 못 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탱자탱자하고 있네”라는 비어도 있는데 이는 보잘것없는 탱자에 빗대 “놀고 있네”쯤으로 낮추어 보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품종이 뛰어난 과일나무라 해도 척박한 땅에 심으면 열매가 왜소해지고 맛도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좋은 환경에서 자라다 나쁜 환경으로 바뀌면 성질도 나빠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탱자나무는 어디에 심어도 본래부터 타고 난 작은 열매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좋은 환경으로 바뀐다 한들 탱자처럼 근본이 바뀌지 않는 한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은 사람의 경우에도 다를 게 없다. 철조망이 귀하던 시절 가시가 많아 울타리용으로 심던 탱자나무는 세월이 흘러 용도폐기가 되면서 이제는 보기조차 어렵게 됐다.




사람들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탱자는 보기보다 꽤나 유용하게 활용된다. 설탕으로 재운 탱자를 먹어보니 향미가 오히려 귤보다 낫다. 덜 익은 것을 썰어 말린 탱자는 기실이라고 하여 한약재로 쓰인다. 쓴맛이 나는 씨앗은 그것대로 소화를 촉진한다고 해 민간약으로 이용되기도 했다. 하찮은 사물일지라도 눈여겨볼 필요가 많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이 의외로 진가를 발휘하는 수가 많다. 옛날에는 건성으로 보던 노란 탱자를 설탕에 재워 놓고 보니 왠지 달리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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