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이 붉게 물든 추억의 열매 꽈리
동심이 붉게 물든 추억의 열매 꽈리
  • 김철
  • 승인 2010.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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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사계와 삶의 이미지 / 김철



【인터뷰365 김철】30대가 되면 20대 시절이 그립고 40대가 되면 30대 시절이 그나마 그리워지는 법이다. 계절 또한 다를 게 없어 사계절이 바뀔 때마다 지난 계절이 아쉬워진다. 수십 년 전만 해도 관상용 화초는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어디를 가든 귀했다. 그 때는 학교나 길가 또는 집에서 가꾸는 화초라 해 보았자 봉선화 나팔꽃 맨드라미 채송화 분꽃 해바라기 국화 코스모스 같은 것들이 고작이었다. 도입종과 개량종을 막론하고 종류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요즘과 비교하면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그 시절 화단을 장식하던 추억의 화초 가운데 꽈리도 빼놓을 수 없다. 여름에 노르스름하게 피는 꽃보다 가을에 붉게 익는 열매가 더욱 눈에 띄는 꽈리는 화려한 화초의 그늘에 가려 어느덧 세월의 뒷전으로 밀려난 지 오래다. 먹어도 괜찮은 꽈리의 열매는 아이들의 노리갯감이 되기도 했다. 탱자 같은 가시를 이용해 열매의 속을 후벼낸 뒤 입안에 넣고 오물거리면서 바람을 넣은 다음 누르면 뽀드득하는 소리가 난다. 마땅한 노리개가 드물던 시절의 아련한 추억이다.



추억은 나이와 비례해 많이 쌓인다. 나이가 들수록 추억의 열매를 까먹고 산다. 술자리에서 군대생활이 화제에 올라도 꿀 먹은 벙어리가 되는 남자는 십중팔구 군 복무를 하지 않았다고 보면 된다. 그것이 합법이든 불법이든 편법이든 신성한 병역의무를 하지 않았다면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범부도 그렇거늘 공인으로서는 더군다나 부끄럽게 되는 경우가 많다. 국회 인사청문회 때마다 병역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다. 꽈리 같은 동심이 물든 추억의 열매는 많이 열릴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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