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라이 옛풍경과 시대변화 기로에서 ‘대한민국 마을여행’
아스라이 옛풍경과 시대변화 기로에서 ‘대한민국 마을여행’
  • 김우성
  • 승인 2010.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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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곁들인 농어촌체험서 / 김우성



[인터뷰365 김우성] 가족단위 체험이 가능한 전국의 농어촌을 찾아다니며 마을의 숨겨진 이야기까지 담아낸 ‘대한민국 마을여행’이 출간됐다. 오랜 기간 한겨레신문 여행전문 기자로 일해온 저자가 걷고 먹고 보고 들었던 것들을 수기형식으로 엮어낸 책이다.

‘대한민국 마을여행’에는 26개의 다양한 체험마을이 소개되어있는데 장소를 선정함에 있어 일정한 기준이 읽혀진다. 누구나 알 만한 유명관광지가 배제되어 있고, 그렇다고 너무 생소한 마을도 없다. 말하자면 검증은 됐으나 사람들이 몰리지는 않는 곳이다.

교통편, 숙박, 볼거리, 먹을거리 등은 박스 안의 별첨일 뿐이다. 대부분의 내용은 고집스럽고 어리숙한 인심을 만나 투박한 식사를 하고, 때로는 일도 거들어야 하는 불편한 여행으로 안내한다. 이 책이 여행지의 ‘정보’ 보다는 ‘이야기’에 치중했던 까닭은 본문을 통해 짐작할 수 있다.

예컨대 경북 영주 무섬마을의 자랑거리는 고택들이다. 사실 고택의 위용이나 규모로만 본다면 얼마 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하회마을 양동마을에 비해 시시할 수도 있다. 책에서는 물돌이마을(강물이 산에 막혀 오랜 세월 돌아 흐르는 동안 강 한쪽에 모래가 쌓이며 너른 평지가 형성되어 들어선 마을)인 무섬마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논도 밭도 없는 이곳에 마을이 들어서게 된 것은 마을을 이룬 이들이 양반계층이었기에 가능했다. 소작농들은 농사를 지어 강 건너 무섬마을로 곡식을 날랐다. 이런 관행은 50년대 토지개혁 때 사라지고 마을의 위상도 쇠락했다. 지금도 무섬마을엔 논은 전혀 없고, 밭도 옛 집터를 일궈 채소 따위를 심어 먹는 텃밭뿐이다.”


독특한 풍광을 자아내는 무섬마을의 사연이다. 마을 어르신들의 방언을 철자 그대로 옮겨놓은 옛이야기를 미리 듣고 방문할 수 있다면, 풀 한 포기 앞에서도 좀처럼 발길을 옮기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어린 자녀들로 하여금 역사가 형성되는 작은 과정을 체험케 할 수도 있다.



강원도 산골에서 나고 자란 저자는 책 곳곳에서 사라져가는 풍경에 대한 애착을 숨기지 않는다. 그렇다고는 해도 ‘대한민국 마을여행’이 전통문화만을 다루고 있는 건 아니다. 전주 막걸리골목, 포항 죽도시장, 신안 염전마을 등 민초들의 삶과 결합해 자연스레 형성된 공간이라든지 완주 물고기마을, 고령 개실마을처럼 소득증대를 위해 전혀 다른 분위기로 탈바꿈한 마을도 여행객들을 유혹한다.

올해 피서철은 끝나가지만, 책의 효용가치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 소개된 마을들의 시간배경이 여름만 비껴가있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내용으로 봤을 때 여름보다는 봄가을이, 주말보다는 평일이 좀 더 근사한 추억으로 이끌어 줄 것이다. 이병학 지음 / 컬처그라퍼 펴냄.




김우성 기자 ddoring2@interview36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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