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식 이병헌의 연기대결 <악마를 보았다>
최민식 이병헌의 연기대결 <악마를 보았다>
  • 유성희
  • 승인 2010.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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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된 장면으로 인해 와사비의 톡 쏘는 맛 줄었다” / 유성희



[인터뷰365 유성희] “이 새끼 이거 완전 개 사이코네” 연쇄살인마 장경철(최민식)은 자신에게 복수하는 수현(이병헌)에게 당하며 도리어 소리친다. 영화 <악마를 보았다>는 평범하게 살던 한 남자가 뜻하지 않게 악마같은 놈에게 약혼녀를 살해당한 후, 그 고통을 고스란히 돌려준다는 내용을 담았다. 복수를 감행하며 그도 악마의 모습이 되어간다.

인적 드문 국도변, 타이어 펑크로 인해 멈춰선 차 안에 있던 여자에게 한 남자가 접근한다. 친절을 베풀던 남자는 본색을 드러내며 잔인하게 여자를 살해한다. 여자의 토막난 시체는 강가에서 발견되고, 가족들과 약혼자 수현은 분노한다. 국정원 경호요원인 수현은 약혼녀가 살해당하기 직전 마지막 통화를 했고, 그녀를 지키지 못했다는 자괴감에 복수를 다짐한다. 용의선상에 오른 인물들을 추린 끝에 수현은 장경철이 범인임을 알아내고, 죽을 만큼의 고통만 가하고 놓아주기를 반복한다. 왼쪽 팔을 부러뜨려놓고 치료비를 남겨두고 가는 식이다. 수현의 등장에 망신창이 된 장경철은 또 다른 복수를 위해 반격에 나서게 된다.

<악마를 보았다>는 개봉 직전 두 차례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아 개봉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을 맞았다. 이 때문에 영화의 잔인한 묘사에 이목이 집중됐지만 중요한 순간(잔인한 장면)은 비껴간 듯 보였다. 10일,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게 된 김지운 감독은 11일 <악마를 보았다> 기자간담회에서 “1분 30초 정도를 편집했으며, 컷을 그대로 드러내기보다 수위가 높은 장면의 지속시간을 줄였고, 영화의 본질과 기운을 잃지 않는 방향으로 편집되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영화의 재편집본을 ‘와사비가 덜 묻은 생선초밥’이라고 비유하며, “생선의 육질은 똑같은데 와사비의 톡 쏘는 맛이 줄어들었다”고 제한 상영가 등급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도입부에서 시신 일부를 바구니에 던지는 장면, 절단된 신체를 냉장고에 넣어둔 장면 등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훼손시킨다고 판단돼 제한상영가 등급에 해당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전반부가 살인을 즐기는 장경철과 뒤를 쫓는 수현의 이야기를 다뤘다면, 중반부터는 두 사람의 대결에 초점이 맞춰졌다. 최민식은 눈빛과 그림자만으로 극의 분위기를 압도한다. 그가 연기한 장경철은 ‘살려달라’는 여자의 외침에 ‘왜?’ 라고 반문하며 일말의 동정심도 남아있지 않는 캐릭터다. 이에 대해 최민식은 “잔인한 살인범을 연기하다 보니 이전 작품에 비해 몰입이 힘들어 테크니컬한 방법으로 연기를 하게 됐다”고 밝히며 “연기하는 과정이 끔찍하고 고통스러웠다”고 전했다.

이병헌은 아픔을 간직한 채 복수를 감행하는 수현을 연기하며 최민식과는 대조적으로 절제된 연기를 선보였다. 그는 “극과 극의 상황을 오가며 무표정 안에서 희로애락을 연기해야 하는 수현의 감정연기가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감정연기와 더불어 깔끔하고 세련된 이병헌의 액션연기도 눈부시다. 12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유성희 기자 annfilm@interview36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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