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사계와 삶의 이미지 / 김철
[인터뷰365 김철] 어느 해 여름 강화도에 갔다가 도로변 한 쉼터에 능소화가 여기저기 만발한 것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어 한참 구경을 한 적이 있다. 언젠가 나도 능소화를 시골집 화단에 심어야겠다고 별렀지만 여의치가 않았다. 종로5가 노점상에서 사다 심은 능소화가 어찌된 영문인지 죽고 말았다. 그러던 중 친척 한 분이 서울에서 능소화 두어 포기를 일부러 갖고 와 정성을 다해 심었는데 그게 3년 전의 일이다.
그렇게 심은 능소화가 작년에 처음으로 몇 송이의 꽃이 핀데 이어 올해는 제법 많은 꽃이 담장을 아름답게 장식했다. 그 사이 거름을 주는 등 공을 꽤나 들인 보람이 있는 것 같아 하루에도 몇 번씩 담장 밖으로 나가 꽃을 감상한다. 직접 정성들여 애지중지 가꾼 화초의 꽃을 감상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과는 느낌부터 달라 큰 차이가 있다. 좁은 아파트의 베란다에 화초를 가꾸는 분들이야말로 진정 꽃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집안에 화초가 없다면 악기라도 있어야 하고 악기가 없다면 문방사우라도 있어야 한다. 그마저 없다면 책이라도 많이 갖춰 메마르기 쉬운 정서를 가꾸어야 하지 않을까. 화단에는 예년보다 일찍이 부처꽃이 만발하고 달리아와 참나리 왕원추리며 원추리도 서로 꽃 자랑이 한창이다. 아마 내년에는 더 많은 능소화 꽃이 담장을 곱게 덮을 것이다. 별것 아닌 작은 일도 삶을 아름답게 꽃 피게 할 수 있지 않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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